사실상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21일 치러졌다. 이번 평가에 전국 학교의 77.6%가 참여했다고 한다. 고3은 등교에 이어 본격적인 수능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올해 고3 수험생은 어느해보다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으로 등교가 80여일 미뤄져 수시와 정시 준비 모두 쉽지 않고 특히 수능은 N수생에게 유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수시의 경우 학생부 준비기간이 부족한데다 올해부터 학생부 기재요령이 바뀌면서 교사와 학생의 부담이 늘었다. 더 큰 문제는 등교가 지연되면서 고3들은 줄어든 수업일수에 맞춰 과목별 진도조차 끝내기 버겁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학교를 졸업한 N수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재학생들은 출발이 달라진 수능에 대한 불만이 높다. 고3을 위해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대입 일정을 미루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도내 고교 교사들은 당장 올해라도 수능을 평소보다 쉽게 출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수능 출제범위를 고2까지 한정하자고 제안했을 정도다. 진교육부가 변별력을 이유로 난이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고3은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현재까지 예전 난이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유의 어려움을 겪은 교육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수능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학생들이 사교육이 아닌 학교교육과정에 집중하려면 수능 자격고사화와 수시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능을 문제은행,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꿔 10월부터 4번 정도 마련하고 수험생들이 가능한 날 2번 정도 본 다음 평균 내는 방안도 제시됐다.
  재학생과 N수생과의 예상되는 격차와 해소 방안, 9월 학기제, 수능의 자격 고사화 등 교육계에서 잇달아 나오는 근본적 대책에 교육부의 입장은 아직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지진이나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수능 연기 등 예상치 못하는 변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전 분야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백년대계에 대한 열린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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