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찾은 전주시 전동 한 버스정류장. 아직 싸늘한 기운이 가시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 명의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버스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찾은 전주시 우아동 한 버스정류장 역시 상황도 비슷했다. 이곳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 다섯 명 중 두 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버스에 올라탈 때도 마스크를 꺼내는 등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설사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전화 등을 이용하기 위해 턱까지 끌어내리는 등 착용을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도 잦았다.

전주시 한 버스 노선을 타고 시내를 돌아봤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탑승객을 특별히 제재하는 일은 없었다. ‘승객 여러분, 코로나19 예방을 위하여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 합시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버스 안에 공허하게 울려 퍼졌을 뿐이다. 미착용한 당사자 역시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버스에 올라탔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시민은 “오늘 마스크 쓰고 나오는 걸 깜빡했다”며 “어차피 버스 타는 데도 별 지장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는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국적으로 시행한다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은 상태”라며 “그러다보니 아직까지 타겠다는 사람들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탑승하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 자율적으로 잘 판단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날 만난 한 택시기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많느냐’, ‘오늘부터 쓰지 않으면 못 타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곤란한 얼굴을 했다.

이 택시기사는 “사실 요즘 타는 손님 대부분은 마스크를 잘 착용해주시는 편이고, 쓰지 않으시는 분들은 일부에 불과하다”면서도 “승차 거부가 가능해진다지만 사실 손님을 받아야하는 입장에서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마스크를 잘 써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에서는 이날 중 버스회사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마스크 미착용 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내일까지 정류장 등지에 플랜카드를 내걸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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