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기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문화유산은 국가의 품격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각 나라의 독특한 정서와 가치관을 깃들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결과물인 문화유산은 과거 우리 삶의 기록이며 국가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중요한 문화유산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인 훼손, 파괴 등은 피할 수 없다. 한순간의 방심과 실수는 소중한 문화재를 순식간에 잃어버리게 한다. 급격하게 변화·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문화유산의 보존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평생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우리는 ‘국보1호’ 숭례문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불타 무너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순간이 있었다. 문화 강국 프랑스 파리에서도 파리의 상징 중 하나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상황이 있었다. 그 일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파리 시민들에게 우리의 숭례문 화재 못지않게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지난 4월 24일 안동지역 산불은 산불 발생지역 내에 병산서원 등 세계문화유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화재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소방인력과 함께 문화재 상시 관리체계인 문화재 돌봄사업단의 대응이 큰 역할을 해냈다고 한다.
산불 화재뿐아니라 2016년 9월 경주 지진 시 불국사 대웅전 지붕 파손, 첨성대 상층부 돌 탈각 등 중요문화재에 피해가 발생했을때도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재 돌봄사업단 중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문화재 복구 어벤져스팀(한식목공·석공·미장공, 단청하는 화공, 구조물을 바로잡는 드잡이공, 기와 보수 번와와공 등)’의 활동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재 상시관리 체계인 문화재 돌봄사업은 문화재 전공자, 문화재 수리기능자 등 전문인력들로 구성, 평소에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관리하면서 그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재난 등 응급상황시에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추가 훼손을 막음으로써 문화재 활용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 도에서는 2개 사업단(동부권역, 서부권역)에서 채용한 전문인력 57명이 591개 문화재를 상시관리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잘 관리된 문화재를 기본으로 문화체험과 역사 이야기를 입혀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활용하는 것이 요즘 문화관광산업의 세계적인 추세이다. 문화재를 다각도로 잘 관리하고 활용하면 지역주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과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게 되고, 나아가 외부 방문객을 유입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지역의 일자리 확대와 경제를 살리는 기본 토대가 된다.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이탈리아 피사의 두오모 광장은 문화에 기초한 관광부국 시대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나라들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관광자원이다.

이처럼 문화유산을 통한 관광자원 개발, 지역 문화재 활용 등 모두 중요하지만 제아무리 역사 깊은 문화유산일지라도 보존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없듯, 훌륭한 문화유산 활용이 있다는 것은 그 이전에 훌륭한 문화유산 보존관리가 전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문화와 예술이 큰 자산이자 강점이 되는 오늘날, 천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 전라북도는 지속적인 문화유산의 보존을 통해 전북도만의 특색있는 문화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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