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용 전라북도의회 부의장

현충일(6.6), 한국전쟁(6.25), 제2연평해전(6.29)까지 6월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고 추모해야 하는 날들이 많다. 그래서 6월을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되새겨보고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다시 말해 호국·보훈의 달은 국민의 참여와 관심으로 국가유공자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자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국가유공자 예우이다.
전라북도의회는 작년 7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등이 국비 진료 대상이라면 위탁병원에서도 보훈병원과 같이 법정 비급여 부분 지원, 감면진료자는 75세 이상 나이 제한 삭제와 약제비 지원을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그동안 보훈병원은 본인부담금의 30~60%와 약제비를 지원하는 반면 위탁병원은 75세 이상 국가유공자만 본인부담금의 60%를 지원하고 약제비 지원은 제외돼 왔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같은 해 9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보훈처에 75세 이상 참전유공자가 위탁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약제비 지원을 권고토록 했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위탁병원 법정 비급여 의료서비스와 연령 제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의미만 부여할 게 아니라 국가유공자에 걸맞은 예우와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호국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식민지배에서 광복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뤘다. 외환위기 때는 모든 국민이 고통을 분담했고,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코로나19 역시 방역 모범국이 될 만큼 방역 당국과 의료진, 범국민적 노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해가고 있다.
현재가 없는 미래는 없으며, 현재는 과거를 근간으로 한다는 의미를 호국·보훈의 날을 맞아 되새겨 보면 어떨까.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금의 삶과 풍요로움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에서 비롯된 고난의 결실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단순히 역사의 한 사실로만 회고하자는 데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닐 게다. 역사의 교훈을 오늘의 지혜로 활용하고 미래를 열기 위한 디딤돌로 삼자는데 그 의의가 있다.
우리가 속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의 현실에서 국가를 위해 몸 바쳤던 호국영령의 희생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 혹은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경제 규모 세계 12위, 국방력 세계 7위 등 한국이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은 순국선열, 호국영령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순국선열의 나라 사랑과 호국정신을 되새겨보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나라 사랑의 정신을 오늘에 구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순국선열은 민족의 뿌리다. 생명 바쳐 민족이 처한 고난을 극복했고 자신을 희생하며 독립이란 대의에 헌신한 살신성인의 정신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다.
나라 사랑은 구호나 슬로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먼저 되새겨보고 실천하는 성숙한 정신에서 찾아야 하겠다.
호국·보훈의 달, 대한민국과 전라북도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쳤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억하고 기리자. 국가유공자 예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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