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6.10민주항쟁 33주년을 맞아 서울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찾아 박종철 열사 영정에 헌화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 33주년인 10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현장인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찾아 독재와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민주열사들을 기렸다. 특히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 민주열사의 부모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직접 수여하며 그간의 헌신과 희생을 보듬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많은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제도적 민주주의를 넘어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면서 “우리는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민주열사 부모들과 박형규 목사, 고 조영래 변호사, 천주교 지학순 주교, 고 조비오 신부, 인혁당 사건을 폭로한 조지 오글 목사와 고 제임시 시노트 신부 등 민주화에 투신해온 유공자 14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국민훈장 모란장과 국민포장을 친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며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후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역사적 현장인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찾아 헌화했다. 박종철 열사는 이 곳에서 물고문으로 끝내 생을 마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불행한 공간을 민주주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마치 마술같은 위대한 기적”이라며 감회를 전하고,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해 민주주의 정신과 인권존중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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