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정기공채를 없애고 연중상시 선발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경제시장의 환경과 기술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속도감 있게 필요한 인재들의 적재적소 배치를 위한 채용방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초 공개채용을 폐지한데 이어 SK도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정기공채를 없애기로 했다. KT도 지난3월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인턴제를 도입했다. 지난 9일엔 LG가 신입사원의 70%이상을 채용 연계형인턴십으로 선발할 방침임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도 디지털·정보 분야 인력을 중심으로 수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잠재적 역량과 실무를 겸비한 필요한 인재들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채용을 통한 현장투입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대부분 주요기업들이 60년 넘게 유지해온 채용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신입사원 채용해서 수개월이 걸리는 ‘우리사람’만들기에 소요되는 유무형의 과정이 지금과 같은 4차혁명에 빠르게 적용하는 데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시대변화와 미래산업환경의 경쟁은 속도와 능력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와 폐쇄적인 시스템 변화를 통한 긴장감 유지를 위해서라도 연중상시채용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고 특정시기 입사에 실패하면 오랜 시간 공백기를 가져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 수시채용을 반긴다. 직무역량이 취업 기준이 된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직무능력 중시는 신입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게 할 수 있다. 철저한 실력위주 채용은 사회적 배려 차원의 사원채용 감소로 이어줄 수 있기에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더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부모찬스’를 활용한 뒷배경 든든하고 힘 있는 집안 출신들이 채용시장에서 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우려다.
고용 유동성 확대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필수인력 최적의 선택’이 ‘고용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실력’이 아닌 ‘찬스’ 활용의 문이 넓어지는 부작용은 없어야 한다. 새로운 기업문화정착의 시도가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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