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북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었으나 확진자 수가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적었던 점 등의 영향으로 다른 지역보단 위축이 덜 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에 안심해선 안되고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혼재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산업구조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11일 발표한 '코로나19가 전북경제에 미친 영향과 시사점(조사연구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그간의 사태가 전북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전반적인 변화를 담아냈다.

전북은 GRDP(지역 내 총생산) 중 민간소비 비중이 56.3%에 달하며,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26.3%로 여타 광역 지자체 평균을 웃돈다.

올해 초부터 전국을 패닉으로 몰고 간 코로나19로 인해 전북지역 소비는 타 지역 거주자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2월~4월 사이에만 -5.3%의 감소율을 보였으나 타 지역에 비해선 감소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간 이동이 줄어들면서 다른 광역지자체 거주자가 도내에서 소비한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19.0%나 감소했으나, 도내 거주자의 지역 내 소비금액은 도리어 0.2%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인것.

16개 광역지자체별 지역 내 카드 결제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봐도 전북은 도리어 소비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타지역 거주자들의 소비는 확진자 수와 무관하게 2월~4월 사이 -20.0%까지 감소했으나 전북 거주자들은 3월만 -2.9% 감소했고 4월에 들어선 다시 2.2% 상승하며 반등했다.

전북의 경우 다른 광역지자체 거주자에 의한 소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그 중에서도 여행·운수, 숙박, 음식점 등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타지역 거주자에 의한 소비 비중이 94.8%에 이르는 여행·운수업의 경우 2월~4월 중 소비가 81.0%까지 감소하면서 고사 직전에 몰리기도 했다.

감염 우려로 인해 비대면 경제인 온라인 소비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는데, 2월~4월중 전북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비 증가율은 53.8%로 전국 평균인 41.3%를 뛰어 넘었다. 반대로 대형소매점의 판매는 같은 기간 동안 15.5%나 급감하면서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지역 고용률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에 그쳤지만 서비스업과 임시·일용 근로자, 그리고 여성을 중심으로 부진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4월 중 임시휴직자가 급증한 만큼 이들이 향후 전북 고용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은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의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전국 최초의 소비진작 대응책을 연이어 내놓으며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며 "이제는 단기적으로는 소비 회복을 지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촉발될 산업구조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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