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한 학교현장의 방역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학교 밖 학생들에 대한 지도감독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자체는 교육청 업무 범위 내에 필요 이상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교육청은 일선학교에 지도를 당부하는데 그치고, 학교 현장은 과도한 업무로 하교 후 학생지도는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오후 하교시간대 다시 찾은 버스정류장에는 여전히 학생들이 북적였다. 학생들은 좁다란 도로를 꽉 메우다 못해 차로까지 내려와 버스에 올라탔다.

정류장을 찾은 인원이 워낙 많아 여전히 거리두기는 요원하기만 했다. 일부는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았고, 또 다른 일부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7시부터 출근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준비하고, 등교시간에 맞춰 발열체크를 하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업무를 진행하는 틈틈이 학생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방역지침을 안내하고, 지원한 학부모 등 가용인력을 전부 투입하고 있지만 점심·저녁시간 관리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아침부터 하교 전까지 마스크를 잘 써줄 것, 거리를 잘 유지해줄 것 등을 수시로 당부하며 관리하고 있으나, 학교 밖으로 나간 학생들까지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하교 시간 조정도 학생들의 하교 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하교 후 관리까지 들어가는 것은 선생님들에게 너무 과중한 업무”라며 “아이들이 흩어지는 일 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바로 가는데다 인근 도로 폭까지 좁아 몰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교 시간 버스정류장으로 몰리는 학생들의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육당국도 ‘일선 학교에 지도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이라는 입장만 전달할 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초이고 아이들이 아직 거리두기에 익숙지 못해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 학생들이 거리두기에 익숙해지면 이런 모습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지자체와 교육청, 일선 학교가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마련해야 하는데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최소한 하교 시간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에 대한 철저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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