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종합폐차장 화재와 관련, 보다 강도 높은 소방기준 적용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시설은 인화성 및 폭발성 물질이 많아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정오 30분께 전주시 팔복동 한 종합폐차장 화재현장. 화재로 인해 피어오른 검은 연기로 화재가 발생한 장소에서 수십킬로 떨어진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54분께 발생한 화재는 수백명의 소방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오후 1시 25분께 큰 불길을 겨우 잡았다.

그러나 인화성이 높은 폐차량이 쌓여 있는 탓에 내부 폐차에 불이 옮겨 붙어 현장에서는 차량 폭발음이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은 화재 진압하기 위해 소방호스로 3~4단으로 쌓인 폐차량에 물대포를 쏘고 있었지만, 차량 붕괴 등의 위험으로 인해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진화작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펌프차와 물탱크차가 지속적으로 물을 실어 날아야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장소 입구 양옆으로 쌓인 폐차량으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소방관들은 “큰 불길은 잡았지만 인화성이 높은 폐차들이 쌓여 있어 불길을 완전히 잡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화재 진압 중 불에 탄 차량이 붕괴할 위험도 있어 진입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생한 화재는 원인 미상의 화재로 오전 11시 50분께 소방당국으로 신고됐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5분 만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소방장비 35대와 인력 223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8시간 가량 지난 뒤 겨우 진압됐다.

이처럼 한번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화재로 이어질 위험성은 물론 진압에도 어려움을 겪는 현장이지만, 해당 현장에 설치돼야 할 소방시설은 고작 소화기 3개가 전부였다.

이는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상 폐차장은 항공기 및 자동차 관련 시설로 연면적 1000㎡ 이상일 경우에만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들은 화재 현장에 대한 위험성 등을 고려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전북소방 관계자는 “현행 소방법상 면적 등 규모로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는 탓에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해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화재는 초기 대응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소방시설 설치 규정을 현장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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