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재 전북대학교 부총장

대학과 지자체가 혁신적인 신산업과 일자리를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전통적인 대학 졸업생의 취업은, 기업이 자리를 만들어 놓고 인재를 뽑아가는 형식이었다. 기업은 정부의 도움을 받아 신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들어서 필요한 인력을 대학에서 충원하였다. 대학은 기업과 사회의 수요에 맞추어 학과를 설치하고 전공과목을 설강하면, 이를 수강한 학생들은 취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과 기업의 관계는 이런 일반적인 생태계를 완전히 벗어나 있다. 급격히 산업생태계가 변해서 기존의 장치 산업 체계는 과거처럼 새로운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크게 변치 않았던 기업과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형태는 IT기술 발달로 길게 잡아도 5년, 10년이 새로운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포드, GM, GE, 소니 같은 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삼성이나 LG의 제품이 이들을 극복하게 된 것은 새로운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물결을 주도한 기업이 현재 세계 10대 기업의 반이상을 차지한다. 구글이나 애플의 기업가치는 포드 자동차와 비견할 바가 아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대학의 전공학과와 학생들의 수강과목은 과거 전통산업에 맞춰져 있다.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혁신적 면모보다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도포와 갓을 입혀서, 현대적 파티에 내보내고 있다고 심하게 꼬집는 분도 있을 정도이다. 현대적 신산업 회사는 인력난이라고 하고, 대학은 취업난이라고 하는 취업시장 불일치에 대하여 대학은 대책을 서둘러야한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현재의 학과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지만, 무조건 바꾼다고 능사가 아니다. 기존의 전통적 학문체계를 무조건 허무는 것보다 이것을 바탕으로 창조적 변혁을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의 모든 학과에서 자기네 고유의 학문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 산업체계에 맞는 응용학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응용학 강의를 개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통적인 학과가 자기 학문을 중심에 두고, 다른 학문을 융합하고, IT산업을 활용하면서, 현대 산업에 맞는 실용학문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실학의 정신으로 우리나라 근대의 발전을 주장한 박지원 등이 말한 옛것을 배워서 새로운 창조를 이끌어 낸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혁신 방안은 퇴직 교원과 강사 및 교직원을 이 창조적 파괴와 창업에 참여시키는 일이다. 학문고유의 기본을 연구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적 창업을 하라고 교수에게 요구하기에는 교수인원도 부족하고, 여건이 마땅치 않은 것이 대학의  대학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순수학문 전공교수들일수록 더욱 본인 학문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게 되는데, 학생들과 교직원이 함께 하는 창업시스템을 만들어 주면, 젊은 교수들은 자기 고유의 연구를 부담없이 충실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 퇴직 혹은 퇴직을 앞둔 교수들과 젊은 학생들의 창업활동을 일반직 교직원들이 행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돕게 되면, 대학은 교수, 학생, 교직원이 함께 새로운 영역의 산업을 선도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 갈수 있다.
  여기에 도와 시 등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 정부와 중앙에 가서 기업유치활동을 하는 것 못지않게 대학의 산업 신창조에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야한다. 그것이 미래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방법일 것이다. 대학이 졸업생들의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기업과 정부에 요청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스로 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현실을 대학구성원과 지자체가 인정하고 함께 새로운 신산업 창조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스스로 변화를 주도해야겠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야한다. 설사 이들의 창업이 기업으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응용과 실천의 경험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인재를 만들어 낼 것이다.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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