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보답사의 선구자 신정일이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걸으며 완성한 도보답사기 <신정일의 신新 택리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강원’ 편과 일곱 번째 책 ‘경상’편이 출간됐다.

강릉과 원주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 지은 강원도에는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등의 명산뿐만 아니라 낙산사, 장호, 용화, 경포대, 화진포를 비롯한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또한 부산에서 두만강으로 이어지는 최장거리 도보답사 길인 아름다운 동해 바닷길이 ‘해파랑길’로 선정되어 울창한 소나무숲과 함께 수도권을 비롯한 온 나라의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중환은 “이름난 호수와 기이한 바위가 많아서 높은 데 오르면 푸른 바다가 넓고 멀리 아득하게 보이고, 산골짜기에 들어가면 물과 돌이 아늑하여 경치가 나라 안에서 참으로 제일이다.”라고 평했다.

땅이 넓고 아름다운 경상도는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 삼백의 고장 상주에서 한 자씩 따서 이름 지었다.

태백산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소백산, 작성산, 주흘산, 희양산, 청화산, 속리산, 황악산, 덕유산, 지리산이 된 다음 남해에서 그 명을 다하고 그곳에서 시작되는 정맥이 낙남정맥이다. 두 지역 사이에는 기름진 들판이 넓게 걸쳐 펼쳐져 있다. 이중환 역시 《택리지》 말미에 “경상좌도는 벼슬한 집이 많고 경상우도는 부유한 집이 많다.”라고 할 정도로, 인재와 문화의 보고 경상도는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의 한 축이다.

이 책은 마치 입담 좋은 해설사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꼼꼼히 답사하는 것처럼 각 지방의 지형과 지세, 각 지역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전해 내려오는 설화들, 지명의 유래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여주며 한반도 전역에 대한 균형감 있는 인문지리학적 통찰을 준다.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은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10대 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한강·낙동강·섬진강·영산강 5대 강과 압록강·두만강·대동강 기슭을 걸었고, 우리나라 옛 길인 영남대로·삼남대로·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했으며, 400여 곳의 산을 올랐다.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동해 바닷길을 걸은 후 문화체육관광부에 최장거리 도보답사 길을 제안하여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다. 2010년 9월에는 관광의 날을 맞아 소백산자락길, 변산마실길, 전주 천년고도 옛길 등을 만든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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