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이 전주시립예술단의 연합 뮤지컬로 재해석된다.

<아리랑>은 일제침략부터 해방기까지 우리 민족의 투쟁과 이민사를 다룬 작품으로 원고지 분량만 2만 매에 다다르는 실로 방대한 대작이다. 전 12권으로 출간돼 천만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소설의 배경은 징게맹갱(김제만경)이다. 우리 지역의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대변하는 소설의 중심축이다.

아리랑 배경은 구한말. 일본인들의 착취와 친일파의 만행 속에 수많은 농민들은 졸지에 땅을 빼앗기고,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하거나 징역을 산다. 개화사상을 지닌 송수익과 신세호, 승려 공허는 외세에 대항하여 의병항쟁에 나선다. 의병의 기세가 날로 쇠퇴해 지자 만주로 간 송수익은 한인촌을 만들어 독립군을 지휘하고 수많은 전과를 올린다. 허나 송수익과 신세호, 공허는 물론 오로지 조국의 독립에 몸 바쳐 전투에 나섰던 송수익의 아들 송가원과 며느리 옥비, 지삼출, 손판석, 필녀, 수국도 장렬한 전사를 맞는다. 일본이 패망하자 해방이 되긴 했지만 또 다시 만주에 살던 한인들의 땅을 빼앗고 목숨을 위협하는 중국인들. 해방이 되긴 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한인들에게 닥친 현실은 광활한 만주로의 유랑 길이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선보여지는 뮤지컬은 치열하게 저항하며 수많은 고난을 끈질기게 버틴 우리 민족의 실상을 역동적으로 그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대하소설인 만큼 소설 전체를 무대화 하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었지만 수많은 등장인물과 스토리 모두를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곡 ‘아리랑’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과 노래를 작곡해 합창단과 교향악단, 국악단의 섬세한 터치로 연주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전주시립극단 배우들의 수준 높은 연기에 뮤지컬배우 서범석, 이혜경, 국립창극단의 간판배우 이소연, 오페라가수 오요환 등 참여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각색은 곽병창이, 작곡은 김대성이 맡아 원작과 또 다른 맛을 보여준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시립예술단이 주관하는 연합 뮤지컬 ‘아리랑(극본·연출 이종훈, 지휘 심상욱, 합창지휘 김철)’은 7월 2일부터 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이종훈 연출가는 “아리랑은 치열하게 저항하며 수많은 고난을 끈질기게 버틴 우리 민족의 실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전주 시립 예술단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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