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심을 키우는 경축순환농업

오피니언l승인2020.06.25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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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구 전북농업기술원 지방농업연구사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스 알렉시 카렐 박사에 따르면 ‘토양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며, 인간의 건강한 삶은 영양분(미네랄)이 들어 있는 비옥한 토양에 달려있다. 영양분이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세포 대사과정을 조절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흙 속의 영양분이 고갈되면서 각종 질병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질병 예방을 위해 건강보조 기능식품 등을 권장하고 있다.
식물은 17가지 필수원소 중에서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생장, 생존, 번식 가운데 어느 것이든 완성할 수 없다. 식물 체내에서 필수원소는 합성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60여 가지 영양분이 들어 있는 토양에서 얻어야만 한다. 
미국에서 발행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모아이’라는 900여개의 거대한 석상이 남아있는 남태평양 이스터섬(칠레)에 기원전 약 500년에 폴리네시아인이 정착하여 1200년간 살아왔다. 정착 당시 울창하던 숲은 물고기 사냥을 위해 카누를 만들고, 석상을 운반하기 위해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면서 급속히 파괴되었다. 숲이 사라지고 빗물에 의해 토양이 침식되어 토양 중 영양분이 고갈되면서 식량이 부족해졌고, 부족들이 정신 이상이 되어 인육을 먹기 시작하면서 1200년만에 무인도가 되어버렸다. 이 기사에서 토양중 영양분이 고갈되면 생명체의 생존 자체가 위험에 질 수 있고, 토양을 파괴하는 것은 국가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양 중 빠져나간 영양분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전체 농경지의 85%였고, 아시아가 78%, 아프리카 74%, 남미 72% 순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다수확을 위해 화학비료(질소, 인, 칼륨 등) 중심으로 영농행위를 하고, 같은 작물을 연속적으로 경작함에 따라 토양중 영양분이 고갈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토양에서 재배된 농산물의 영양분 함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최근 귀농 귀촌인이 증가하면서 농촌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신속하게 영농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각 지자체 및 영농관련 단체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사의 기초인 토양을 관리하는 기술에 대한 강의 요청을 받고 출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교육생들에게 농사 순서를 아는지 여쭤보곤 한다. 여러 가지 대답 속에 흙에 대한 것은 많지 않다. 아마도 흙은 항상 우리 발아래 있어서 적당히 무시당하는지도 모른다.
농사는 제일 먼저 흙을 만들어야 한다. 땅심이 강한 흙, 즉 화학비료만 주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퇴비와 같은 유기물이 풍부하여 토양입자가 떼알구조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유기물에는 60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 영양분이 부족한 토양에 손쉽게 양분을 공급해줄 수 있는 좋은 재료이다.
전라북도 가축분뇨 발생량은 2019년 기준 690만톤이고, 이 가운데 560만톤 정도가 퇴비로 활용되고 있다. 가축분퇴비를 만들 때 발효가 잘되도록 수분을 조절하기 위해 톱밥, 왕겨, 수피 등을 첨가하고 있다. 첨가재 마다 다르긴 하지만 톱밥퇴비의 경우 6개월에서 5년 정도 토양에 유기물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잘 발효된 가축분퇴비를 사용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영양분이 토양에 공급되어 비옥하고, 땅심이 강한 흙을 만들 수 있다.
가축분퇴비가 농경지에 공급되면서 땅심을 높이고, 토양과 수질을 정화하여 깨끗한 환경을 만들고, 화학비료를 대신하면서 안전한 농산물과 사료를 생산함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가축이 생산되는 선순환의 경축순환농업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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