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중심 지방자치, 지방자치법 개정

오피니언l승인2020.06.26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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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환 전라북도의회 의장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방역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하고, 기초자치단체도 역학 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견인하며, 착한 임대인 운동 등을 통해 어려움에 놓인 임차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창의적인 행정이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뿐 아니라 공무원과 시민들이 직접 나서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원정대 활동을 하거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시작된 착한 기부 등의 성과는 지방자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방정부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중앙과 지방, 주민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지방정부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는 것이다.
20대 국회 처리가 무산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핵심은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 실현’이다. 이 법안은 행정안전부가 작년 3월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인 자치분권을 주요 골자로 국회에 제출했으나 상임위원회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결국 폐기됐다.
개정안은 주민주권 강화, 자치권 확대, 자치단체 투명성 및 책임성 제고, 중앙·지방 협력관계 정립 및 사무수행 능률성 강화 등이 담겼다.
주민들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과 집행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명시하고, 인구 규모와 재정 여건에 따라 주민투표로 자치단체의 집행부 구성 형태를 선택하는 근거도 포함됐다.
그리고 지방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지방의회 사무직원 인사권 독립과 지방의원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근거도 법안에 마련됐다. 광역의원이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출 수 없다. 의원이 전공한 분야 외에 다른 분야를 들여다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업무를 이해하는데도 그렇다. 이뿐만 아니라 수조 원대의 예산을 분석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 지방의회마다 정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 전문인력을 뽑을 수 있다. 개인 보좌관이 아니다. 전문 분야의 박학다식한 정책지원인력이 정책을 수립하고 허투루 사용되는 예산을 찾아내면 업무의 효율성은 배가된다.
또한, 전국의 광역·기초의회에서 일하는 직원은 지방의회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돕는 공무원이다. 이들은 지방의회를 위해 일하지만 정작 자신의 업무평가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맡는다. 시도의회 직원들의 임용권과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의회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인사고과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시도의회에 소속된 직원들의 인사권을 시도의회 의장이 갖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도의회 직원들은 전문성을 갖출 수 있고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다.
현 지방자치법은 1987년 개헌에 따라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차원에서 1988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31년간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는 단체장과 의회의 선출, 권한, 기능 등을 중심으로 삼아온 지방자치에서 주민자치를 중추로 주민의 참여와 권리를 보장하는 지방자치로 대폭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법이 개정된다고 해서 지방자치가 가진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법안 개정이 그 시작이다. 세상이 변했는데도 법안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의회 사무직원 인사권 독립, 정책보좌관제 도입 등 지방의회의 입법 역량 강화와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한 지방의회의 권한을 한 단계 높이지만 책임성과 투명성 또한 더욱 강화됐다.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곳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다. 21대 국회는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와 권한 확대에 신속하게 답해야 한다. 주민 중심의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시작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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