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좀 착용해주세요. 안 그러면 못 들어갑니다”.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 가운데서도 주말을 맞아 전북지역 유원지 등에는 나들이객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6월 마지막 주말인 27일 오후 전주수목원. 점심시간이 갓 지난 무렵이었지만, 주차장에는 이미 차들이 빽빽이 들어찼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이따금 차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도 쉽게 목격됐다. 수목원 정문 앞에서는 직원들이 나와 방문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맨얼굴로 수목원을 찾았다 “어, 마스크 착용하셔야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하는 직원의 제재에 머쓱한 얼굴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은 입구부터 만개한 수국들 사이로 걸음을 옮기며 담소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푸른색, 보라색, 분홍색, 흰색으로 색색들이 물든 꽃잎들이 방문객들의 걸음을 잡아끌었다. 보다 안쪽에서는 나리꽃들을 비롯해 활짝 핀 여름 꽃들이 사람들을 반겼다. 문 앞서부터 제재를 하고 있어서인지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채였다. 전북지역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나온 다음이어서인지 방문객들은 서로 부대끼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이날 가족과 함께 수목원을 찾은 한 시민은 “실내는 위험하다, 위험하다 해서 밖으로 나왔는데 꽃도 많이 피었고, 날 더운 것 빼고는 괜찮은 것 같다”며 “나무 그늘도 있고, 아이들도 나들이 나와 기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원 역시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동물원을 찾은 시민들의 차량이 체련공원 인근까지 차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모습도 여전했다. 방문객 명부를 모으는 플라스틱 통 안 종이쪽지들은 그새 얼마나 많은 방문객들이 이를 찾았는지 보여주는 듯 했다. 안에서는 동물 모양 머리띠를 쓰거나 풍선 등을 나눠 든 어린아이들이 웃음소리를 내고, 뒤쪽으로 부모들이 바삐 따라붙는 모습을 쉬이 찾을 수 있었다.

이날 동물원을 찾은 한모(28)씨는 “조카를 데리고 놀아주러 나왔다”며 “요즘 이것저것 조심해야할 게 많아서 갑갑해하는데 모처럼 나와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동물원을 찾은 또 다른 시민은 “밖에서는 거리두기도 어렵지 않고, 얼마 전 확진자가 나와서 그런지 대개 마스크도 잘 쓰고 다녀서 밖을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여름이라 조금 더워서 갑갑하긴 한데,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뿐 아니라 부안새만금잼버리 메디오폰도 대회에도 600여명이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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