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루투스로 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선이어폰 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표준화 된 품질측정기준은 전무해 소비자들의 알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가기술표준원에 해당 시험에 대한 결과를 공유하는 등 소비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품질 기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시중에 유통 중인 17개의 무선이어폰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7개 제품 가운데 과반이 넘는 10개는 제품 설명서에 기재된 성능보다 실제 기능이 더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소시모는 소음 감쇄 능력(외부 소음 차단 능력), 지연 시간(디바이스에서 전송된 신호가 소리로 변환되는 데 걸리는 시간), 음압감도(동일 소리에 대한 소리의 크기) 등에 제품 간 차이가 있었고, 재생시간의 경우에도 업체마다 측정 방법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생시간 실험의 경우, 제품의 표시사항과 시험 결과 재생시간이 일치하는 제품은 17개 제품 중 단 7개 제품 뿐이었고, 나머지 10개 제품은 표시시간 대비 시험 결과 재생시간이 적게 나타나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품질 성능 시험에서도 17개 제품 중 5개 제품에선 볼륨에 따른 음의 왜곡정도를 측정하는 최대 입력 시험에서 원본 소리에 대한 음의 왜곡이 발생했으며, 착용 형태(인이어형, 오픈형)에 따라 외부 소음 감쇄 능력에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품질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제조사의 기술 차이이기도 하지만 현재 무선이어폰에 대한 품질·성능 시험기준이 별도로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업체의 자체시험 결과에 따라 재생시간 및 품질 관련 정보로만 소비자에게 표시하면서 모호한 기준, 또는 마케팅이 활발한 대형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시모 관계자는 "무선이어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됐지만 이에 대한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표준 실험방법 및 기준은 미비해 기준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업체는 자체시험 결과에 따른 정보임을 명확히 공시해야 하며, 소비자들 역시 품질 정보에 있어 시험 기준이나 방법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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