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북도는 3일 고창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벌써 28번째 확진자다. 코로나19가 대전에 이어 광주로까지 확산세가 번지면서 중간에 낀 전북지역도 더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도에 따르면 교도관 출신인 A씨는 지난달 27일 광주시에 위치한 예식장을 다녀왔고, 이튿날에는 광주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이어 29일 정읍교도소에서 열린 자신의 퇴임식에 참석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동료, 퇴임자 가족 등 36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임식을 마친 뒤 A씨는 정읍의 한 식당에 들러 식사를 했고, 오후에 광주시에 있는 병원 2곳에서 각각 허리와 치과 치료를 받았다.

30일 광주에서 고창으로 돌아온 A씨는 이날 저녁 6시부터 발열(37.7도), 두통, 몸살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 이에 7월 1일 오후 5시 30분께 고창 흥덕보건지소를 방문했지만, 공중보건의가 “내일 검사를 받자”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74번 확진자의 접촉자임을 알리고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돌려보냈던 도내 26번째 확진자(익산·방문판매업) 때처럼 또다시 보건당국이 안이하고, 미숙하게 대처하면서 허술한 검사체계에 대한 불만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오후 5시 30분이면 보건지소의 경우 근무가 끝날 무렵이다”며 “공중보건의가 상황을 확인한 결과 광주지역에서 안내가 됐고, 1인 가구라는 점을 고려해서 다음날 아침 일찍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을 것을 제안했는데 확진자도 제안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일 오전 고창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의뢰했고, 밤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서 원광대병원에 입원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아내와 딸을 비롯해 A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87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중 가족과 퇴임식 관계자 등 65명은 접촉자로 분류됐다.

도 보건당국은 A씨의 휴대전화 GPS와 카드사용 명세 조회 등을 통해 정확한 동선을 파악 중이다.

이처럼 대전과 광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도는 해당 지역의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가야 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집단감염 위험시설에 대한 책임감 있는 방역수칙 이행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3일부터 유흥시설과 종교시설 등 집단감염 위험시설 50개 업종에 방역관리자를 지정하도록 행정조치를 내렸다.

방역관리자 지정은 10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며,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의거해 고발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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