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해수욕장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출입구를 지정해 명단을 기록하는 등 방역당국의 조치에도 불구, 이를 어기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어 시민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11일 오후 일찍 찾은 군산 한 해수욕장은 꽉 들어찬 주차장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말 예정돼있던 비 소식이 잠시 물러나서인지 바닷가를 따라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몇 눈에 띄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 텐트 서너 개 씩이 설치돼있긴 했지만 대체로 거리두기 등도 원활한 모습이었다. 보채는 아이에게 “잠깐만, 엄마 이거 적어야하니까 조금만 기다려” 말한 피서객은 분주하게 인적 사항을 수기 명부에 적어 넣었다.

하지만 분리된 출구 인근의 경우 입구 부스에서 배포하는 팔찌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드나들며 자칫 방역 구멍이 우려됐다.

이번 주말 본격적으로 개장한 부안의 또 다른 해수욕장 인근은 피서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인근 도로로 진입하자 갓길을 따라 수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풀숲 따위가 우거지지 않은 공터에는 복작복작하게 텐트들이 모여들었다. 한정된 공간 안에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레 ‘텐트 간 거리두기’는 뒷전이 됐다. 해수욕장 주출입구 앞까지 돗자리를 펴고 있던 이들에게 관리 직원이 “지금 거리가 너무 가까우시다”며 주의를 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해수욕장의 경우 둘레를 따라 천으로 된 긴 울타리를 치고 주출입구로 출입을 유도하고 있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피서객들이 천 아래를 수시로 들락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당 구간의 천은 사람들의 출입으로 벌써 죽 늘어나 쳐진 채였다.

천 아래를 들락거리던 한 피서객은 겸연쩍은 얼굴로 “주출입구로 다니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랬다”고 변명했다.

해당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부안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지만 해수욕장의 넓이 등을 고려했을 때 모든 구간을 상시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현재 25명이 투입돼 울타리 점검이나 계도조치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범위가 넓고 방문객 수도 많아 피서객들의 협조 없이는 관리가 불가능하다”며 “불편하더라도 해수욕장 출입 시에는 주출입구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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