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평화동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실외기에서 갑작스레 스파크가 튀는 것을 목격했다. 다행히 A씨가 집에 있었고, 빠르게 조치를 해 이 일은 큰 화재로 이어지지 않고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조사 결과 스파크의 원인은 오랫동안 쌓인 먼지가 최근 이어진 장마로 습기를 머금으며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먼지가 습기를 먹으면서 그렇게 됐다는데, 정말 불이 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근 도내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 16일에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남원시 주생면 한 우사에서 불이 나 소방서 추산 95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1일에는 장수군 장수읍 한 단독주택에서도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서 추산 9,35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나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특히 냉방기구 등의 사용이 늘어나는데다, 장마철의 경우 A씨 사례처럼 습기로 인해 평소 전기가 흐르지 않을 부분에까지 전류가 흐르게 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소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26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간 도내에서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총 1348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40명 상당의 인명 피해가 나 8명이 숨졌다. 이로 인한 재산 피해는 2017년 39억 2900여만원에서 2018년 43억 5600여만원, 2019년 50억 8000만원이 발생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세부적인 원인으로는 전선 피복이 손상되며 발생한 건이 3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근처에 쌓인 먼지나 습기 등에 전류가 흐르며 발생한 건(트래킹에 의한 단락)이 13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계절 중에서는 여름·장마철인 6월에서 8월동안 발생한 건수가 총 3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 다음으로 발생 빈도가 높다”며 “여름, 장마철의 경우 습기 때문에 트래킹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실외기 등의 먼지를 미리 정리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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