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전라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연탄 걷어차지 말라, 너는 언제 누구를 위해 그토록 뜨거웠던 적이 있느냐!’ 1997년 성탄절에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 우리들에게 광수생각의 신뽀리가 준 메시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인류에 닥친 또 다른 위기 COVID-19, 멕시코 맥주 이름과도 같은 코로나는 발원지 중국을 넘고 인접국가인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요동치고 있는 세계의 혼란 속에서 벌써 몇 달째 전 세계인들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미국, 브라질, 인도 등 몇몇 국가들은 현재도 각 나라마다 하루에 3~7만 명씩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격변의 한복판에 있다.
한때 한국정부의 폭넓고 적극적인 검사에도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유럽과 미국의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한 3월 그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싸움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를 시작으로 감염경로 추적, 광범위한 검사, 지역을 폐쇄하지 않는 등 극단적 조치 없는 우리 정부의 리더십과 투명한 시스템은 민주사회의 핵심이자 전 세계가 칭찬하는 글로벌 방역의 모범이 되었다.
2020년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나타났던 사재기를 하지 않았고, 착한임대료·사회적 거리 운동을 펼쳤으며 누군가는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만들었고, 83세 할머니는 마스크의 부족사태를 막고자 손수 마스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였다.
또 의료진들은 의료 인력이 부족하자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며 의료현장으로 달려와 주었고, 보호 장치로 짓무른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쪽잠을 자가며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렇게 용감하게 바이러스에 맞서 싸웠다.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팬데믹에 의한 세계 경제 침체로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이를 증명하듯 코로나19로 항공사 카드결재액이 역대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음식점 식자재 구매액은 2조원이 감소하였으며 서울의 한 도서관 주변의 동네서점 세 곳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 또한 언론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재정지원금에 대한 부채증가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너진 민생경제를 다시 회복시키는데 몇 배의 시간과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기에서 구해내는 '난세의 영웅'이 필요하듯 지원금은 또 다른 영웅이 되어 배고픔에 우는 아이의 우유가 되고 어느 노동자의 한 끼의 식사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 메마른 땅에 단비처럼 따뜻한 위로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엄혹했던 1907년 고문정치 이래 일본에 대한 국채보상운동을 펼쳤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며 1997년 외환위기로 나라가 휘청거릴 때 온 국민이 나랏빚을 갚겠다고 금 모으기를 통해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줬었다. 이런 하나 된 마음으로 우리는 어느 나라도 예상 못했던 2001년 8월 IMF의 모든 차관을 조기상환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위기의 순간, 더 강했던 우리는 IMF의 조기 극복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듯 서로에게 연탄 같은 존재가 되어 위로와 칭찬을 건내며 코로나 19를 극복하여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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