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권
현, (주)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원장
현, 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겸임교수
전,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실장
유튜브: 전주본병원 재활운동TV

 

고령인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항상 불안하다. 갑자기 중심을 잃고 넘어지지는 않을까? 울통불퉁한 보도블럭을 걸을 수 있을까? 넘어져서 머리를 다치면 어떻게 하지? 불안하니까 외출하지 않도록 하고 집에 계시도록 해야겠다. 노부모의 부상을 우려하는 자녀분들은 항상 노심초사하게 된다.

고령인인구의 비율은 2020년 3월말 기준으로 15.58%이며, 전북은 고령인 인구가 20.49%(376,228명)로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고령인 엄마의 간병을 고령인 아들이 하거나 고령인 아내를 고령인 남편이 간병하는 모습, 허리가 90도 구부러진 고령인, 절룩거리며 걷는 고령인, 유모차를 끌면서 보행하는 고령인 등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고령인을 흔히 보게 된다. 보행이 어렵거나 불안한 경우에는 재활운동을 받은 후 안정하다는 판정을 받은 이후에는 집이나 인근 운동장 또는 헬스장에서 지속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하며, 지역사회에서는 고령인을 위한 운동공간과 필요장비를 설치해서 지역사회 내에서 건강운동을 지속하도록 해야 한다.

어느 날 만84세 할아버지와 만76세 할머니가 쪽지를 들고 본 센터에 찾아왔다. 신문에 게재된 '100세 시대 건강칼럼'을 보시고 아내의 운동처방을 위해 내원한 것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시는데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운동처방을 받은 후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하에 건강검진 결과표를 가지고 방문하신 것이다. 혈압과 혈중지질, 골밀도 등은 정상소견이었고 HDL콜레스테롤은 무려 63mmHg으로 연령대비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혈당수치가 100mg/dl로 경계치이고 경동맥이 좁아져서 약물을 복용중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대부분의 고령인 중에서 이 정도면 매우 건강한 편에 속할 것이다.
수술을 요하지 않는 근육통과 관절통증이 있는 일반 고령인의 경우 과연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생활속에서의 운동은 가급적 도구없이 할 수 있는 동작으로 대근군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특히 어깨, 허리, 골반, 무릎, 장딴지 등의 운동을 습관처럼 매일 하루 2-3회 자주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어깨와 목주변이 아플 때 하는 블랙번 운동(손바닥이 위를 보도록 한 상태에서 팔을 몸 옆으로 벌려 견갑골이 서로 맞닿도록 어깨를 뒤로 젖힌다)을 6초 유지하는 것을 5회 반복한다.

■허리통증을 없애기 위해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 위로 젖히기 운동(엎드린 자세에서 양손을 몸 옆 지면에 자연스럽게 놓고 상체를 위로 들어 올린다)을 6초 유지하는 것을 5회 반복한다.
■미니스쿼트 운동(무릎을 40도 정도 약간 구부린 다음 3초 멈춘다음 다시 일어나기)을 10회 실시한다.
■계단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10~15cm 높이의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여 수행한다. 체력에 따라 20회 또는 5분 정도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까치발 운동을 10회 실시하기를 3세트를 한다.
■평지에서 한발로 중심잡기를 실시한 다음, 잘 적응한다면 쿳션 위에서 한발로 중심잡는 운동을 한다.

두 번째 고령인의 경우 휠체어를 타고 72세 여성이 내원하였다. 병력으로는 당뇨병을 30년 동안 가지고 있었으며, 2년전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스텐트(그물망)를 3개 삽입된 상태였다. 최근 4월에는 좌측무릎의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으며, 2주 전부터 일주일에 3일씩 투석을 실시하고 있는 고령여성이었다.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이 있으니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겠지만 무릎수술 때문에 근육이 없어져서 정상 보행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 경우에는 어떤 기준에 근거하여 운동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할까? 우선 체중지지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무릎관절각도 유지, 비체중지지 근육운동, 체중이동연습, 한발서기연습, 보행연습을 포함해야 한다. 무릎관절각도의 경우 무릎이 쭉 펴지도록 하고 굽히는 각도는 100도까지를 최우선 목표를 정한다. 동시에 침대위에서 근육강화 운동을 하고, 전후좌우 방향으로 체중이동연습, 한발로 선 자세에서 10초부터 시작하여 5초씩 점증하여 30초 유지하기, 보행연습의 순으로 실시하였다. 이때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연습, 선 자세에서 넘어지지 않는 연습 등을 해야 한다. 주 3일 하루 60분 운동을 했다. 그 결과 재활 2주차부터 보조없이 혼자서 5분 정도는 안정감있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고령인의 경우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낙상 때문에 항상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낙상하지 않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고령인 낙상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으로는 첫째, 눈이 침침하거나 흐려진 경우에는 운동을 금지한다. 둘째, 운동하는 공간에 의자를 준비하여 조금이라도 피로를 느끼거나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있다면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셋째, 고령인을 보조할 경우 옆에서 귀찮을 정도로 말을 많이 해주고 흔들림이 많을 경우 뒤쪽 허리춤을 잡은 상태에서 운동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에서는 고령인의 경우 운동은 매일하되 20~40분 정도로 운동하고 주 2일은 강도를 높게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유리같은 노인이라도 넘어지지 않는 법을 교육시킨 후 강화유리가 되도록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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