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의 결정에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A씨의 후회는 자신의 식당에 꾸준한 단골들과 입소문을 듣고 찾는 손님들이 늘자 상권이 더 좋은 곳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높은 월세와 보증금 등의 많은 부담이 있었음에도 A씨는 사업 확장의 희망을 안고 대출을 받아 일명 목 좋은 곳으로 식당을 이전했다.

그러나 자리를 옮겨 식당을 운영하던 A씨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금방 종식될 것으로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식당운영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A씨는 대출금 상환은 물론 직원들 인건비마저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끝내 빚더미에 앉게 된 A씨는 개인회생과 파산상담을 받기 위해 법률사무소 문을 두드렸다.

 

#.2 전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B씨(47)는 코로나19 여파로 한달째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초기 B씨는 정부의 고용지원금이나 소상공인대출 지원 등으로 직원들 월급을 지급하며 근근이 버텼지만 갈수록 불어나는 적자를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여름 휴가철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탓에 해외여행을 문의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기고, 국내여행조차 문의하는 손님도 대폭 감소해 상황은 더욱 여의치 않아졌다.

임대료와 인건비 지급 등 적자를 감당할 수 없자 B씨는 최근 개인파산신청 상담을 받기 위해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전북지역에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개인파산 신청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파산 신청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대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최근 3년(2017년-2019년)간 전주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신청 건수는 모두 2857건에 이르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7년 828건, 2018년 971건, 지난해 1058건 등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인파산신청 건수가 6월 기준 597건으로 나타나 올 연말이면 작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장기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개인파산신청 상담은 올 하반기를 기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게 도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주의 한 법무사는 “안타깝게도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개인사업들의 개인파산신청 상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담을 요청한 이들 대부분은 현재까지 소상공인 지원대출이나 개인들 자본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업계나 요식업계의 경우에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몇 개월 후에는 금융권 연체와 과대 채무로 개인사업자들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코로나19로 파산을 신청하는 이들이 급증하진 않았지만, 소상공인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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