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상반기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및 대출연체율은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

이는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 시대 상황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긴급자금대출로 인한 유동성 자산 증가,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얻은 '반사이익'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

상반기에 연체율이 양호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 만큼 기업대출, 특히 소상공인대출을 중심으로 한 부실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지역경제에 닥칠 쓰나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한,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상환유예기간 연장과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을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평균 연체율은 0.26%로 전분기(0.27%)보다 0.01%p 낮아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0.21%, 신한은행 0.30%, 하나은행 0.28%, 우리은행 0.31%, 농협은행 0.43%, 기업은행 0.44%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 전인 작년 말과 비교해도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도내 주요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도 코로나사태 전과 비교해서 큰 상승 없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연체대출채권비율은 올해 2분기 0.70%로 전년동분기(0.64%)보단 0.06%p 상승했지만 코로나사태가 시작된 1분기(0.75%)에 비해선 도리어 0.05%p 하락했다. 전북농협의 연체율 역시 가계대출은 1년 전에 비해 0.05%p 하락한 0.13%, 기업대출은 0.14%p 하락한 0.32%로 집계됐다.

2금융권에 속하는 전북신협의 대출연체율 현황 역시 지난해 2분기 2.17%에서 올해 2분기 1.78%로 줄었는데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같은기간 0.95%에서 0.71%로 0.24%p 연체율 하락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특별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펼쳤던 전북신용보증재단의 상반기 사고지표도 지난 1월 6.22%까지 치솟았지만 3월 4.09%까지 떨어졌고 지난 6월말 기준 2.56%까지 떨어지면서 전년동기대비 1.4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

연체율 하락만 놓고 보면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돈을 갚을 여력이 늘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기 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일관된 설명이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유동성 자금 증가와 더불어 위기상황에 따른 정부의 대출 원금상환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들이 연쇄적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 중 기준금리의 인하로 인한 초저금리 시대와 맞물리면서 연체율이 급격히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즉,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 만큼 보다 장기적인 지원 대책이 이어져야 하반기 이후 빚어질 대량 부실 사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은행권은 내다봤다.

도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진 우려했던 것 만큼 연체 리스크가 크진 않아 금융권 대다수가 안심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가 장기전으로 돌입한 만큼 은행권 자체적인 연체 관리 능력 향상과 더불어 정부의 이자상환 유예 연장, 제2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하반기 이후 밀려들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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