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주 사진작가의 두번째 사진전이 ‘기억의 시간’ 주제로 8일부터 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층에서 열린다.

오 작가는 ‘기억의 시간’은 첫 개인전 ‘기억(記憶)의 기록(記錄)’에 이은 기억 시리즈 작업이다.

2019년 6월, 아름다운 용담호의 풍경을 기록하고자 했던 첫 개인전 ‘기억(記憶)의 기록(記錄)’을 통해 기록으로 옮겨진 사진 속 풍경은 기억이 가공해 낸 산물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기억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처럼 정제되어 저장되고 다시 분출되는 과정에 선택되고 망각이 더해져 허구의 실체를 만들었다.

오 작가는 이번 두 번째 개인전 ‘기억의 시간’은 기억의 정확성과 보존성을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에 대하여 연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그는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장기 기억을 동물 뇌 세포에서 처음 관측한 베이징대학교 연구팀은 장기기억 형성에 도움을 주는 ‘미토플래시’ 현상이 30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에 촬영 영감을 얻었다.

‘기억의 시간’은 장기기억 형성에 필요한 시간이 30분 이내임에 착안해 작가의 머릿속에 저장하듯 카메라에 그 30분 시간만큼의 장노출로 피사체를 담고 시간을 담았다.

오 작가는 오랜 시간 변함이 없는 바위와 파도 그리고 바다를 오브제로 했다.

어떤 거칠고 역동적인 상황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정제되어 잠잠해진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거친 파도를 이겨내는 바위를 장시간 노출로 촬영하여 바다의 평온함을 표현했다.

오 작가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내 앞으로만 시간은 흐른다.”면서 “이번 ‘기억의 시간’을 작업하면서 기억에서 정제되어 버려진 것은 ‘나’였으며 ‘시간’이었다”고 전시 소감을 전했다.

현재 ‘천지사우회’회장.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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