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로 온 나라가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7~9일에는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남부지역 곳곳에서 5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져 섬진강 둑이 터졌다. 남원 일대에 수많은 이재민이 나오고 피해도 속출했다.
이번 비 피해는 전북지역 전역에 걸쳐 일어났다. 모두 1천240건에 달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벼 7천533㏊와 밭작물 1천589㏊ 등 농경지 9천122㏊가 물에 잠겼다. 축구장(0.73㏊) 1만2천400여개를 합친 면적이 물에 잠긴 셈이다. 그리고 도로 58건과 교량 2건 등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김제가 3천758㏊으로 가장 많았고, 남원 1천483㏊, 고창 880㏊, 부안 772㏊, 정읍 616㏊, 순창 525㏊, 진안 269㏊ 등이었다.
농작물 및 시설피해에 앞서 이재민도 3천명이 육박했다. 도내 10개 시·군에서 2천804명이 대피했다가 이 중 2천63명은 집으로 돌아갔다. 713명은 여전히 이재민으로 분류된 상태다. 이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거대한 재해 앞에서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낄 이재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피해 주민을 보듬고 삶의 기반을 회복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더 큰 재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빈틈을 보여선 안될 것이다.
전국도 물 폭탄에 몸살을 앓았다, 의 장대비가 쏟아져 큰 피해를 냈다. 섬진강 제방이 터져, 남원과 전남 구례·곡성·광양, 경남 하동 등 섬진강 수계 주민 3000여명이 황급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한다. 영·호남 화합의 상징적 장소인 화개장터에선 건물 지붕까지 물이 들어차는 바람에 수십명이 한때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재난상화일수록 지역사회 공동체 전체의 체계적인 대응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부는 예상되는 취약점을 점검해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고,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 등 후속책 마련에도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
재난상황은 언제, 어느 곳에 들어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무엇보다 인재 탓에 자연의 재앙을 더 키우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기 바란다. 무리한 인력동원에 따른 추가 피패 발생이나 사전에 대할 수 있었음에도 안일한 대응으로 화를 키워선 안된다.
국민들도 따뜻한 격려와 지원으로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하루빨리 정상적인 일상으로의 복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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