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이어진 장맛비로 전북지역의 산사태 위험도 커지고 있다.

산림청은 11일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으며, 전북지역은 군산시와 장수·진안군에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전북도에 따르면 10일까지 군산, 정읍, 부안을 제외한 도내 11개 시군 123곳(28.72ha)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43억8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군별로는 △전주 5곳(1.2ha) △익산 1곳(0.01h) △남원 13곳(6.94㏊) △김제 3곳(0.6㏊) △완주 17곳(1.6㏊) △진안 6곳(0.56㏊) △무주 29곳(4.92ha) △장수 22곳(6.56ha) △임실 3곳(1.39ha) △순창 21곳(4.30ha) △고창 3곳 (0.7ha) 등이다.

문제는 산이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탓에 토양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응집력은 낮아져 비가 더 오게 되면 산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도내 누적 강수량은 390.7㎜로 토양 내부에 누적된 강우량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실제 지난 8일 장수에서는 산사태로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면서 주택에 거주하던 50대 부부가 목숨을 잃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산사태 피해가 난 곳은 추가 붕괴 방지를 위해서 방수포를 덮고,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뿌리 깊은 활엽수와 뿌리가 얕고 흩어져있는 침엽수를 함께 심어 숲을 조성하는 것도 산사태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항구적인 대책 마련이 기본이지만, 침엽수와 활엽수를 혼합해 심어준다면 나무 뿌리가 토사를 묶어주는 역할을 해 대형 산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요즘처럼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강풍이라도 불어닥치면 산사태가 발생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나무뿌리에는 직근성과 천근성의 특징이 있기때문에 토사를 잡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산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방댐을 시공해 피해를 방지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집중호우로 도내 지역에서 산사태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번 주까지 피해조사를 마치고 항구적 복구를 위해 정부에 예산을 건의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졌지만, 다행히 강우량에 비해서 도내 산사태가 큰 편은 아니다”며 “그러나 도에서는 산사태로 인명 및 재산피해 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복구 사업비를 건의해 10월부터는 사방댐 건설 등에 착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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