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당청 지지율 급락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당권주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에게 정당 지지율을 턱 밑까지 추격당한 가운데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마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될 전당대회는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흥행이 저조하다는 평을 들었던 당권 경쟁이 더욱 시들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35.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통합당 지지율은 2.9%포인트 올라 34.6%를 기록, 창당 이후 민주당과의 격차를 오차범위(±2.0%) 이내에서 최소 차이로 좁혔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율은 광주·전라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했으며 주요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40대(49.5%→41.6%)와 30대(45.7%→39.6%)에서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다. 반면 통합당은 부산·울산·경남(35.9%→42.8%), 광주·전라(12.7%→18.7%), 대구·경북(41.5%→45.5%)에서 상승폭이 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43.9%를 기록한 반면, 부정평가는 3%포인트 상승한 52.4%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과 함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의 증거를 서울중앙지검이 밝히지 못한 것 등이 지지율 하락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지지율 하락은 물론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세 확장에 발판이 돼야 할 전당대회마저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속출로 국민적 관심이 전당대회에 쏠릴 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에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12일 전북의 수해 피해지역을 찾아 민심잡기에 나선다. 민주당의 전통적 정치기반인 호남에서의 통합당 지지율 상승과 함께 최근 통합당이 적극적인 민생 행보까지 선점하면서 호남 민심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수해 피해지역 방문에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낙연 의원을 비롯해 김부겸 전 장관, 박주민 의원과 도내 출신인 한병도 최고위원 후보와 원내 의원단 등 50여명은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 일대에서 복구작업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당은 전당대회를 치르면 지지율이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흥행 참패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당권주자들은 부동산 대책 등 민심을 잡기 위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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