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와 제로금리 시대의 도래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인 '신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잡으려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바쁘다.

자본력과 시장장악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시중은행, 특히 5대 금융권은 '언택트(비대면) 사업모델 구축'을 넘어 'ESG'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ESG는 환경친화(Environment), 사회적 기여(Social), 지배구조(Government)의 약자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는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기조와도 맟닿아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은 관련 경영 전략을 선점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ESG경영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은행은 단연 KB국민은행이다. 차기 회장 선거라는 이슈까지 겹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 국민은행은 ESG가 기업의 경영 및 금융기관의 투자에 있어 핵심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ESG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투자규모도 기존의 20조 원에서 50조 원으로 2.5배 확대하는 등 경영 현안 및 투자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종의 경계를 허물어가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코로나사태가 불러온 불확실성이 '적과의 동침'을 불러온 것.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KT와 손잡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포인트는 '비대면'으로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의 재택근무 등의 분야를 통해 비대면 금융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으며, 농협금융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은행의 살아남기 전략은 이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상황. 언택트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기본으로 하면서 서민금융 확대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

향토은행인 전북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이 꺼리는 중금리 대출에 방점을 찍었다. 전북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의 평균을 크게 웃도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보였다. 지난 6월말 기준 중금리대출 평균 비중을 전년동월비 5%p 이상 높인 15.29%(6,082억 원)로 끌어 올렸다.

이는 시중은행이 주저하고 있는 시장을 선제 공략함으로써 수도권 진출의 포석을 마련하겠다는 뜻이 내포돼있다. 또한, 정부의 신남방 정책 기조에 맞춰 '신흥 시장' 캄보디아에 금융 깃발을 꽂은 것도 전북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이미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순이익을 5배 이상 끌어올린 만큼 향후 아세안 자금 조달 기지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그간 예대출에 머물러있던 수익구조를 선진국 금융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가려 하지 않는 길을 모색하는 한편,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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