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현대미술에 대한 통찰력이 녹아있는 책 <현대미술, 개판 오 분 전>(출판하우스 짓다)이 출간됐다.

책 지은이로 소개되는 ‘문리’는 현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문수의 필명이다.

그는 창작자·기획자·평론가다. 이 책에서 주체적 시각으로 아시아 현대미술 현장의 내밀한 담론을 풀어내고 있으며, 동시대 한국미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화해성(和諧性)’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현대미술은 순수형식 실험과 결별한 지 오래”라며 역사·정치·사회·문화를 자유롭게 횡단하는 글쓰기를 감행했다.

부제를 ‘속 뜨거운 미술판 이야기Contemporary Art, A Turning Point!’로 지은 이유는 뭘까?

그는 항상 말해왔다. “미술가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휴정의 선시처럼 스스로 성찰하면서 미지를 묵묵히 걸어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난 존재이다“라고.

이 책은 현대미술과 미술가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은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부조리하게 시대 풍파를 감당해야만 했던 이야기 속에 미술을 녹여낸 글들을 모았고, 2장에서는 전시를 기획하고, 관객을 맞으면서 생긴 이야기와 현장 미술가들의 내밀한 생각과 고민을 담았다.

3장은 전북미술가를 아시아에 보내고, 아시아 미술가를 전북에 불러들여 교류와 연대를 강화하는 프로젝트인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고한 글들을 모았다.(전북도립미술관은 주체적 시각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을 바라보면서, 기획전시 및 창작스튜디오의 인적교류를 통해 전북과 아시아 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4장은 특정한 지표 없이 흩어져 있는 동시대 한국미술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화해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정읍 출신인 그는 베이징 쑹좡현대미술문헌관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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