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부동산 약탈 국가>(인물과사상사)를 출간했다.

‘아파트는 어떻게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 되었는가?’라는 부제를 달은 이 책은 역대 정권의 ‘부동산 투기 근절’ 발표를 엉터리 잡소리로 치부한다.

<부동산 약탈 국가>는 지난 5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을 통해 어떻게 ‘합법적 약탈 체제’를 만들어왔는지를 살펴본다.

합법적 약탈은 내 집 마련해보겠다고 뼈 빠지게 일해 저축한 사람들, 전세·월세 값이 뛰어 살던 곳에서 쫓겨나게 된 사람들의 처지에서 보면 폭력으로 빼앗아가는 약탈보다 나쁜 약탈이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에게는 ‘투기의 천국’이었지만, 그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에게는 ‘투기의 지옥’이었다.

피를 토하고 죽어도 시원치 않을 서민들의 억울함과 고통은 민주화가 된 지금의 세상에서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약탈의 기득권자들이 스스로 약탈을 중단하는 법은 없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정파적 이유에서 ‘합법적 약탈 체제’를 유지·강화해온 정권이 부동산 약탈 체제를 끝장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강 교수는 “부동산 약탈은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분노해야 할 악(惡)인지도 모른다. 이제 반세기 넘게 한국을 지배해온 부동산 약탈 체제를 끝장낼 수 있도록 분노와 행동을 보여야 할 때다”고 강조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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