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무슨 추석 명절입니까?”
#1. 김모(27)씨는 최근 추석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졌다. 추석 명절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집 근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마다 본가가 있는 전주를 찾곤 했던 김 씨는 이번 추석에 가족들 얼굴을 봤다가 혹시라도 다 같이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다.
김 씨는 “일단은 앞으로 추이를 봐야겠지만, 조금 섭섭하더라도 올해는 본가를 방문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가족은 나중에라도 얼굴을 볼 수 있지만 혹시나 얼굴 봤다가 건강을 해칠까 걱정스럽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2. 이모(73)씨는 며칠 전 타 지역에 사는 자녀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올해 차례는 생략할 테니 각자 집에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지난 8월 중순 급하게 늘어났던 확진자 수가 이제 많이 줄어들었지만, 명절이 지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이유에서다.
이 씨는 “나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서로 만나봐야 걱정만 느느니 차라리 맘 편하게 이번에는 서로 집에서 보내는 게 맞는 듯 했다”며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도 이번만 참아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추석 풍경을 바꾸고 있다. 감염증 우려로 고향 방문을 자제하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다.

명절기간 전라선 예매가 오는 9일로 바짝 다가왔지만, 예전처럼 ‘예매표 전쟁’은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창측 좌석만 예매가 가능하고, 이달 초 전화예매가 예년에 비해 크게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전라선 예매도 혼잡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코레일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지난 5월에는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확진자 수가 연휴 직후인 8일(어버이날)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지난 8월에는 휴가철과 광화문집회 등으로 누적 확진자가 한 달간 5천여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대부분 가지 말아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리 때가 이런 때라도 모일 수 있는 사람은 모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38)씨는 “경기도 수원에 계신 부모님이 '괜찮다'는 말씀도 있어 고민스럽다”며 “ “지난 설날에도 못 뵌 만큼 이번에는 자식 도리는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해 정부에서는 6일 “현재의 추세로는 3주 뒤인 추석 때까지 무증상·잠복감염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위해 가급적 집에서 쉴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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