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6일 개막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축제 내용을 대폭 수정, ‘미디어-온라인 특별기획 5선’으로 주요 공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5선은 개막공연과 ‘현 위의 노래’(17일 오후 6시 20분) ‘KBS 한국인의 노래 앵콜 로드 쇼’(18일 오후 7시 전주세계소리축제 X 전북CBS ‘별빛콘서트’19일 오후 5시) 폐막공연 ‘전북청년 음악열전’(20일 오후 3시)이다.

개막공연은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 IT기술과 접목해 실시간 해외 콜라보를 진행, 차별화 된 미디어 공연을 선보인다.

몇 년 사이 소리축제의 개막공연은 집단 즉흥에 가까운 ‘월드 시나위’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면서, 일종의 소리축제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서로 다른 역사와 전통의 배경 속에서 탄생한 악기와 음률, 리듬, 연주기법 등을 어떤 질서와 차례에 맞추고 플롯을 짜, 하나의 완성된 음악으로 보여줄 것인가는 능숙한 작편곡 능력과 연출, 무대 기술팀과의 오랜 호흡이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막공연은 출연팀이 한국에 오지 않고 각 나라에서 연주한다.

전주소리축제가 비대면 축제를 세계 각국을 동시에 연결하는 통신을 활용해 시도하는 모험에 나서는 것이다.

여러 해외팀이 온라인으로 동시에 합주를 진행한다는 것은 아무리 IT 기술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최소 0.2초의 트래픽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온라인 콜라보’

소리축제는 이 기술적 한계, 현실적 문제를 음악적 보완(작편곡의 묘)으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축제가 대폭 축소된 비대면 형태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안팎으로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전시를 방불케 하는 ‘초대형 글로벌 위기-코로나 19’ 앞에서 새로운 길,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한 소리축제의 새로운 도전과 실험. 화제의 중심에 있는 개막공연을 소개한다.

▲온라인 월드 시나위 ‘_잇다’ (16일 저녁 7시 40분. KBS전주 생방송, 전주세계소리축제 유튜브?페이스북 생중계)

러시아, 독일, 대만 등 해외 13개국 9개 지역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한국의 특별 시나위팀과 함께 온라인 합동공연을 펼친다. 특히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투바 등 거대한 러시아 연방의 다양한 공연예술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대만, 독일, 캐나다, 이란, 스페인, 벨기에, 이집트, 룩셈부르크, 브라질, 네덜란드, 인도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연주단의 전용 포지션인 오케스트라 피트에 공연 기술팀과 해외 커뮤니케이션(기획팀)팀이 오를 예정이어서, 이 또한 이색적인 관전 포인트다. 이 공연은 연주팀과 기술팀의 합작으로 빚어낸 무대인만큼, 기술팀을 연주의 한 영역처럼 연출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가장 전통적인 지역 전북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술이 결합된 첨단의 새로운 공연 형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올해 축제의 주제이자 개막공연의 제목인 ‘_잇다’의 의미를 충실하게 만끽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