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명절 이동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나서 연휴기간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찾은 완주군 이서면 한 아파트. 단지 내 공터에 모인 주민들은 저마다 손에 ‘며늘아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이번 추석은 잠시 멈춰있어도 괜찮습니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고향 방문과 성묘를 자제하고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해달라는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서울에 있는 자녀들을 못 보는 것이 아쉽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어쩌겠느냐”며 혀를 찼다. 그러면서 “요즘처럼 감염병이 도는 시국에는 지침에 따라야하지 않겠냐, 그래서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참여자들은 피켓과 함께 인근 사거리 등을 걷고 아파트 인근 가게 등을 방문해 출향인 등의 고향방문 자제를 독려했다.

이날 캠페인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모임인 ‘이노힐스하모니 공동체’에 의해 기획됐다. 오는 추석명절 연휴기간 중 전국적으로 인구 대이동이 이뤄질 경우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우려되면서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또 다른 주민은 “아직까지 가족들 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곧 가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 같다”며 “역귀성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가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이 되는 지금 시국에서는 이게 맞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완주군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수행기관 5곳에서도 명절을 자녀들과 보내기 어렵게 된 노인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홀로 추석을 보내야 하는 관내 서비스 대상 노인들에게 영상 통화로나마 얼굴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기관들에 소속된 사회복지사·생활복지사 140여 명은 추석 연휴 전까지 관내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핸드폰 사용법을 안내하고, 자녀와의 영상통화를 연결하는 등 비대면 명절 보내기에 손을 보탰다.

완주군 관계자는 “대상이 되는 어르신 대부분은 감염 취약계층에 속해있으며, 타 지역에 자녀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 혼자 명절을 쇠게 된 분들이 다수”라며 “소외된 어르신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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