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어요. 무료접종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접종을 시키고 싶었어요.”<김현정·전주시 중화산동>
독감무료 접종사업을 중단된 사흘째인 24일 전주지역 병·의원 등에는 유료접종임에도 불구,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찾은 전주시 인후동 한 병원. 10시 무렵이 되자 앞에 설치된 천막 한쪽으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천막 안쪽에서는 이미 십여 명이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앉아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방접종이요’, ‘독감 접종받으려고 왔어요’라고 답했다. 국가 무료 접종 대상에 해당하는 노인층이나 어린아이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 병원관계자가 “지금 무료 접종은 중단됐고, 유료 접종만 진행 중인데 괜찮으시겠느냐” 묻자 “괜찮다, 가족 전부 유료 접종을 받으려고 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날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한 시민은 “무료 접종 재개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 돈을 내더라도 따로 예방주사를 맞으려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전주시 덕진동 한국건강관리협회에도 독감 무료접종을 맞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자녀의 손을 잡은 한 시민이 문진표를 받아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직원이 ‘지금 무료 접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안내했지만, 그 시민은 ‘알고 있다, 같이 유료 접종을 하러 온 것’이라며 자리로 향했다.

이날 만난 또 다른 시민도 “중단된 일정이 다시 시작되기를 기다리다 혹시라도 독감에 걸리면 어쩌나 싶어서 함께 주사를 맞으러 왔다”고 했다.
오후가 되어 본격적으로 예방접종이 시작되자 접종을 받으러 협회를 방문한 사람들은 발 모양 스티커 위에 저마다 순서대로 자리를 잡고 줄을 섰다.
하루 평균 약 300~400명 정도의 시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찾고 있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약 3400여명의 시민이 접종을 완료했다. 작년 같은 기간(1000명)과 비교해 무료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독감예방접종에 시민들이 몰리는 것은 코로나19와 독감의 ‘트윈데믹’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무료 접종이 중단된 이후부토 병·의원 등에는 ‘유료 접종이라도 괜찮으니 맞겠다’며 시설을 찾거나, 이와 관련한 문의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약 2만명 분의 독감 백신을 확보하고 있어 혼선을 없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속도로 백신이 소진될 경우 지난해보다 이르게 접종이 마무리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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