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전주갑 국회의원

지난 여름 우리는 매우 혹독한 시련을 경험했다. 무려 50여 일간 계속되었던 장마도 처음이었지만 어르신들이 생전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전국에 걸쳐 국지성 호우가 무섭게 쏟아져 통계조차 잡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학자들은 그 원인을 인류가 저지른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로 꼽고 있다. 인류는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를 사용해오면서 지구는 편리함을 얻었으나 환경파괴를 함께 얻게 되었다. 그 결과가 오늘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미래 인류는 환경문제에 막대한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숙명을 맞이하였다. 전문가들은 지구 환경 보호를 넘어 이제는 지구 환경의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히 세계 각국은 환경파괴의 주범 중 하나였던 화석연료 자동차를 친환경적 전기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한동안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에서 주인공들이 타고 다녔던 대중교통이 바로 트램이다. 우리나라는 1899년 12월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서 처음 개통됐다가 1968년 버스가 도입되면서 운행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홍콩, 미국 캘리포니아 등 50여 개국 2,300여 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 세계적으로는 매우 흔한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트램은 도로 위에 설치된 레일을 주행하는 노면 전차이다. 전기를 사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면서도 지하철 공사비의 6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최근 부산, 인천, 경주, 군산, 춘천을 비롯한 40여 곳의 지자체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으로 트램 도입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트램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25인승 트램 1량을 도입하여 한옥마을 공영주차장, 어진 박물관, 전동성당, 향교, 오목대 등을 거치는 3.3KM 길이의 순환형 노선을 운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 친환경성을 담보한 트램이 대중화되기에는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도로 교통 시스템을 변경해야 해 교통 혼잡을 야기할 수 있다. 저속형 트램의 경우 사람과 차량이 함께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회는 지난 2018년 도로교통법, 도시철도법, 철도안전법 등을 포함한 트램 3법 개정을 통해 도시철도형 트램의 법적 지위를 우선 부여하였다. 그러나 이후 트램을 합법화를 위한 논의나 입법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월 11일 국회 김윤덕의원실 주관으로 철도기술연구원,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과 함께 트램도 입을 위한 제도적 법적 보완장치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였다.
먼저 첫 번째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현행 궤도운송법에는 선로를 ‘독립된 주행로’로 정의하고 있어 한옥마을에 들어갈 저속 트램이 도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궤도운송법 내 정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도로교통법에서 궤도운송 법에 있는 노면전차도 인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궤도운송법상에 저속 트램 건설기준을 마련하여 설계 기준을 정비하고, 마지막으로는 트램 운전자의 면허, 속도, 운행제한차량을 지정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필자는 이러한 제안들을 종합하고 해외 사례를 더 조사하여 조속하게 법제화를 서두를 예정이다. 한옥마을에 저속 트램을 들여와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한옥마을을 즐기게 된다면 트램은 분명 또 다른 명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위기를 맞은 한옥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길이라면 필자를 비롯한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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