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추석 풍경을 바꾸고 있다. 움직임을 최소화하자는 분위기가 보편화 되면서 명절 약속을 취소하는 등 조용한 추석을 보내겠다는 목소리도 상당수다.

방역당국도 이번 추석을 감염증 확산 여부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보고 ‘이동자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나서고 있고, 전북도 역시 방문판매와 관련해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 ‘거리는 멀게 마음은 가깝게’ 모임 줄고 만남 최소화
회사원 김모씨(48·전주시 금암동)는 매년 추석마다 계속해오던 친구들과의 모임을 취소했다. 아쉬운 마음은 매한가지이지만 가까운 사이인 만큼 서로의 건강을 생각해주자는 생각에 공감하면서다.

집 근처에 매달린 ‘이번 추석은 오지 말거라’는 플랜카드를 보면 확실히 변한 명절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 김 씨의 전언이다.

익산에 사는 양모(28) 씨는 이번 추석을 집에서만 보내기로 했다. 전에는 부모님과 함께 새벽같이 다른 친척집에 가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워낙 고령의 어르신들이 오가는 명절 특성상 혹시라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서다.

양 씨는 “어른들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보는 언니동생들 얼굴을 못 보게 돼서 섭섭하기도 하다”며 “그래도 올해는 쉬고 내년에 건강히 만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도내 숙박시설 예약률 급감
전북지역 숙박시설들은 명절 연휴기간 동안 예년만 못한 예약률에 울상을 짓고 있다.

군산에 있는 한 캠핑장의 경우 작년 이맘때 37개 객실의 예약률이 100%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60% 선에 그치고 있다. 추석 당일이 되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도내 대규모 숙박시설도 이날 현재 작년과 비교해 예약률이 30% 가량 줄었다. 객실 수로는 대략 80실 가량이다.
이곳 관계자는 “작년 명철 연휴 때에는 전체 객실 예약이 100%였는데 올해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가족·친척 단위 모임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던 휴양림이나 야영장도 ‘감염 확산 방지’라는 이름 아래 잇따라 문을 굳게 닫았다. 이날 확인한 완주군 소재 휴양림이나 무주군 소재 야영장 홈페이지에는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휴장한다’는 공지가 내걸려 있었다.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추석 연휴 전까지나 추후 공지 시까지는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명절에도 집합금지 ‘진행형’
도 방역당국에서는 이번 추석기간과 관련해 ‘집에서 쉬기’를 원칙으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또 ‘방문판매’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내 직접판매 홍보관 50개소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28일부터 10월11일까지 2주간이다.

도는 집합금지 조치에 따른 방문판매업 영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불법운영 가능성이 높고 다수가 밀집 가능한 공간 중심의 50개소를 선정, 2주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전주 40곳, 익산 4곳, 군산·정읍·남원·김제·완주·부안 각각 1곳이다.
이들 50곳 이외에도 점검 과정에서 직접판매 홍보관 형태의 운영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도는 이 기간동안 방문판매업 집합금지·제한, 불법행위 등이 적발되면 선별적 집합금지, 형사고발, 구성권 청구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감염병은 사람과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확산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는 되도록 움직이지 않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서로의 안전을 위해 명절기간 방역수칙 준수 등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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