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소장

지역에서 청년, 사회혁신, 문화·예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지원금이 필요하다. 특히 시장의 규모가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지원 사업 및 지원금은 필요성을 넘어 중요성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까?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는 공모형 지원사업의 경쟁이 제법 치열하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비해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치열하다고 할 수 있는 취·창업에 대한 각종 정보(자소서 꿀팁, 기업별 입사 전략·노하우, 마케팅 전략, 투자유치 방법 등)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물론 나에게 꼭 맞거나 핵심적인 정보는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공부도 하며 성장도 한다.

그에 비해, 공모형 지원 사업은 정보가 현저히 부족한 것 같다. 그야말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좀처럼 얻을 수 없다. 이는 때때로 정보의 불균형이 야기되고, '누군가'가 없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특히 신진활동가, 청년 등) 활동의 진입장벽이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양성과 형평성에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혹자는 열심히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지 않는 그들의 열정이 부족하다는데,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그러한 열정을 말하기에는 다소 민망하다.

그래서 지원 사업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활동 과정과 노하우 등은 축적되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공유 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주민들의 자산으로서 쌓이도록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주체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일단 정보를 공급하는 쪽도, 획득하는 쪽도 독점하면 안 된다. 독점하기 시작하면 사실과 진실이 가려져 불안과 분노로 이어진다. 그래서 지원기관은 세밀하고 배려 깊은, 사실과 진실이 담긴 정보 축적의 노력과 매우 개방적인 공유 시스템이 필요하다. 플레이어(특히 정보 획득 능력이 있는)들은 자기만 혹은 끼리끼리만 정보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능력을 발휘해 나눠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합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참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분야와 세대를 뛰어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픈 모든 플레이어들의 무대 확장과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들이 펼쳐질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좌절을 겪으면서도, 성찰을 통해 익숙한 것들과 결별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건강하고 견고할 줄 알았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사각지대도 취약한 부분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반면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람들의 힘과 저력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다양한 지원 사업 관련 정보도 언택트 시대에 맞춰 체질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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