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입시에서 인·적성을 평가하는 전형 비중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방침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의사로서의 기본소양과 자질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12일 국회 강민정 의원이 2021학년도 전국 의과대학의 입학전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예과 모집정원 3029명 중 절반이 넘는 1527명(50.4%)은 입시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인·적성 평가 없이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만으로 의대생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학전형별 선발인원을 보면 수능위주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1133명(37.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생부종합전형 953명(31.5%), 학생부교과전형 799명(26.4%), 논술전형 144명(4.7%) 순이었다. 의사로서의 인·적성평가를 실시하는 전형은 49.6%(1502명)에 그쳤다.

인·적성평가를 반영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전체 38개교 중 서울대를 포함해 5개교(13.2%)에 불과했다. 연세대(신촌)와 고려대, 성균관대, 동아대 의예과 등이다.
 
반면 전북대를 비롯해 17곳(44.7%, 322명)은 인·적성평가 반영 비중이 50%가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전북대는 6.4%로 인·적성평가 반영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이어 영남대(10.5%), 가톨릭관동대(15.1%), 순천향대(17.5%), 강원대(18.4%), 경상대(19.0%), 충남대(19.5%), 이화여대(19.7%), 충북대(22.0%) 가 뒤를 이었다.

국립대 의대조차도 10곳 중 7곳은 인·적성평가 실시 전형 비율이 전체 모집인원의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50% 이상인 곳은 서울대(100%)와 경북대(50.0%) 제주대(50.0%) 3곳에 그쳤다.

강 의원은 “대한의사협회 SNS에서의 이른바 '전교 1등 카드뉴스' 속 의사들의 엘리트주의와 성적 지상주의적 세계관은 사실 의과대학 최초 입학과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직으로서 갖게 될 사회적 권력을 고려할 때 더 엄격한 평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일단 의과대학에 진학하면 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최종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의사로서의 인·적성을 평가할 실질적인 기회가 없기에, 의과대학 최초 입학 과정에서 적절한 인·적성평가 요소를 도입해 우수한 전문직 양성을 위한 적절한 조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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