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 이용 승객이 급감하며 잇따라 시내버스 감축 운행이 실시된 가운데 15일 기린대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시간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승객들이 버스 한 대에 몰리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전주시 시내버스 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20% 감축 운행에 돌입하며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출퇴근길 등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에 배차된 버스들이 줄어들면서 인파가 일부 버스에 몰려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오전 8시께 전주시 금암동 금암동사무소 인근 버스정류장. 추워진 날씨 탓에 잔뜩 움츠러든 시민들은 버스가 도착하자 바삐 올라탔다. 안에는 이미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차 있는 가운데, 행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있나 쫓는 기사의 눈길이 분주했다. 빈자리는 이미 없고 복도만 조금 비어있는 상황. 사람들은 저마다 닿지 않으려 몸을 움츠렸지만 버스 안에 몰린 인파로 어쩔 수 없이 다닥다닥 붙어 서야 했다.

매일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오른다는 김모(23)씨는 “원래 사람이 많이 몰리는 노선이었는데, 오가는 버스 대수가 줄어들고 나서부터는 더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버스가 몇 대 더 있어서 인원이 분산됐는데, 버스가 감축된 이후에는 그나마도 어렵다고 이날 만난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아침 출근시간 약 1시간여 동안 이처럼 안쪽에 빽빽이 들어 찬 시민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버스들의 모습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버스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이런 시국이니만큼 다른 사람들과 붙어있는 것은 조금 불안한데, 당장 버스는 타야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출퇴근시간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 대수는 좀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택시를 타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버스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렇게 사람들이 몰린 것을 보니 걱정이 된다”며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토로했다.

작년 8월(400억3200만원)에 비해 수익금이 27.8%(111억4300만원)이상 줄어들면서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지만, 시민들은 당장 일상생활이 마비될 지경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감축 조정에 들어간 첫날인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유선민원만 300여건에 달한다. 여기에 자유게시판 등 시 홈페이지 민원까지 더하면 사실상 폭탄에 가까운 수준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시 교통행정을 향한 날 선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시내버스 운수업체 경영을 안정시키기 위해 꺼내는 대안책이 도리어 시민들에게 더 큰 불편으로 돌아오는 까닭에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시내버스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면서 "출퇴근과 등하교 시간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만큼 시간과 배차간격 조정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박은기자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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