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최근 주식시장에서 강세장 흐름이 이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주식  관련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됨에 따라 ‘묻지마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40세대를 중심으로는 큰 한방을 꿈꾸며 신용거래 융자를 통해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가 유행이다. 이는 학자금 대출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해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는 이른바 ‘N포 세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 없이 투자하는 경우 잠깐 수익을 보더라도 결국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초년생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피 같은 재산을 잃는 사례를 보면, 어려서부터 충분한 금융교육을 접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금융교육의 중요성은 금융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금융범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고금리 사채 등 불법금융 범죄도 기승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일단 발생하면 원상복구하기 어려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당국 및 유관기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국민 홍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불법금융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오늘날 금융교육은 소비자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어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기의 금융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국영수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금융교육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반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예전부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시켜 어려서부터 충분한 금융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본격적으로 금융교육을 강화해 왔으며 민간 경제교육 단체가 제시하는 금융교육기준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영국은 자금관리자문청의 금융역량위원회가 금융역량 제고를 위한 국가 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가정의 수입, 지출, 저축, 세금, 사업 등 현실적 이슈와 연결하여 초중고 단계별 금융교육을 실시한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금융감독원에서도 청소년 대상 조기금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금융회사와 학교가 결연을 통해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1사 1교 금융교육'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중·고 표준교재 등 맞춤형 교육 컨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에서도 전북도청, 전북교육청, 도내 금융회사 등과 ?금융교육협의회?를 구성해 금융교육 내실화를 도모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MOU를 체결해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노력과는 별개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관심 또한 중요하다. 특히 올해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찾아가는 금융교육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됐으나,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www.fss.or.kr/edu)에서는 초중고 수준에 맞는 맞춤형 온라인 교육과정과 만화?보드게임 등 체험형 교육자료를 포함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다면 자녀가 똑똑한 금융소비자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가운데 자녀들과 함께 금융지식을 쌓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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