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사랑하는 작가, 소찬섭의 여덟 번째 조각전 ‘달은 가슴에 뜬다’가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 2016년 개인전 이후 지금까지 그는 미술계를 잠시 비켜있는 듯했다. 지리산 뱀사골 입구 부운마을에서 작업과 생업을 같이 하더니 지금은 상관에서 가을을 맞고 있다.

그의 말대로 ‘오십이 넘은 지금도 한적한 산골에서 달과 별을 올려보며’ 사는 그가 4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인간의 형상과 달의 형태를 조합하여 감성이 담긴 한편의 시를 연상할 수 있는 20여점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 주제는 위로다. 자신과 상처를 지닌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따뜻한 손 내밀기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지나 온 자리들은 양분이 되어 여린 뿌리들이 줄기를 밀어 올리고 가지를 치고 무성한 잎들을 틔워 낸다. 그렇게 각자가 한그루의 나무가 되는 것이다. 개중 숲을 이룬 나무도 있을 것이고 비탈진 절벽에서도 독야청정 푸르게 홀로 서 있는 나무도 있을 것이다. 숲 언저리 오솔길에 볼품없이 자란 내 나무위엔 정이 많아 언제나 눈가가 축축한 달이 낮에도 내려온다. 그것은 위로였다.”(‘작가의 말’ 일부)

밤하늘의 노란 달은 물론 하얀 낮달은 작가를 위로하는 손길이었다.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에 위로해주고 위로받는 일은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그가 작가로서 지향하는 마음자리가 ‘아팠던 상흔을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손길’이다. 달은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손길이다.

소찬섭의 작품은 그의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자연과 삶을 사색과 함축을 통해 구체화 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형상들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정적인 형태들이다. 작가는 현란하고 산만한 기교를 군더더기 없이 배제하여 최소한의 형태를 공간속에 간결한 이미지로 남기고 있다.

그것은 작가가 오래전부터 천착해왔던 명상적인 성향의 사고와 작가 본인의 내재된 정서에서 기인하고 있다.

그리고 형태를 넘어 인간의 실존에 대한 물음에서 조형의 답을 찾고자 하는 그의 작가의식이 보여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소하고 여린 것들에 대한 애정을 손을 빌려서 형태와 공간으로 사유의 깊이를 확장하여 조형화 하는 것이 조각가 소찬섭의 작품에 일관적으로 보여진다.

“나의 작업은 표정을 담은 인체의 형상과 주변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을 사색과 함축을 통해 구체화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돌을 주 재료로 사용하기에 작업과정은 지루하다. 깎고 다듬고 수많은 손질을 하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 최소한의n 형태를 지닌 여리지만 묵직한 마음 한 덩이가 세상에 던져진다. 감성을 담은, 그리고 정성과 노고를 응축되어진 그 친구들을 통해 나는 사고하고 세상과 소통한다.”(‘작가의 말’ 일부)

전북대 미술교육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소전공 졸업했다. 단체, 초대전, 기획전 120여 회. 건지회, 아띠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전북대 미술학과 강사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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