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증 속에 독감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싶은데…. 자꾸 주저하게 되네요”.
지난 19일부터 70세 이상 노인에게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26부터는 62~69세 대상 무료접종사업이 시작됐다.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수십명에 으르면서 접종 일시 중단 요구도 있었지만, 접종과 사망 간에는 인과성이 없다며 국가의 예방접종 사업을 일정대로 추진키로 했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접종 후 사망자 26명에 대한 사인을 검토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매우 낮아 특정 백신을 재검정하거나 무료 접종 중단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전문위는 그 근거로 백신 접종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수분 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의심되는 사례가 없고,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 가운데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람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사망자 20명에 대한 부검에서도 13명의 사인은 백신 접종과는 관계없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점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내린 결정이니만큼 믿고 따르는 게 옳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병·의원 등에서 진행되는 현장의 체감도는 더욱 그러하다. 비록, 독감예방 백신이 직접적 사인이 아닐지라도 접종후 수일 이내에 사망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전주지역의 경우, 사망소식이 잇따르기 전인 이달 초만 해도 한 기관에 하루 500명이상 접종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도 못 미친다고 한다. 불안감의 표현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하루 500~600여 명의 시민들이 접종을 위해 방문했지만, 최근 들어선 약 150명가량으로 크게 줄었다.
얼마 전 유통과정에서 백신 변질 문제가 불거진 데다 과거와 달리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라 신고돼 불안 요소가 증폭된 결과로 보인다.
물론, 방역당국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사망 사례와 이상반응 건수를 분석해 백신 재검정이나 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명확히 결론을 내린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국은 건강 상태를 봐가며 접종하고, 접종 후 15~30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며, 병력을 의료진에게 알릴 것 등의 접종수칙을 내놓았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앞으로, 당국은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걷힌 게 아닌 만큼 추후 사망 사례가 나오면 신속한 검사와 설명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 해소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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