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두자리  수에서 세자리 수 사이를 몇 개월째 반복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1차 팬데믹 때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발병초기 세계 각국은 국경봉쇄와 이동제한 등 전면통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세계적으로 경제산업활동이 크게 둔화됐고 제조업 생산과 실업률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저와 최고 수준이다.
세계 각국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섰고 코로나19 치료제와 예방백신의 개발도 더디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이동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조치가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코로나19는 사람간의 접촉을 통해 감염이 되고 전파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누구도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 속에서 국민 모두가 몇 개월 동안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금 잠잠해 지자 많은 사람들은 긴장된 생활을 벗어나고자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며 공동체의 건강과 안녕을 도외시하는 행동을 했다. 코로나19가 수도권과 전국으로 확산된 계기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 등의 클럽과 광화문집회다. 정부에서는 10월 말 할로윈데이를 기점으로 또 다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지는 않을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는 개인의 권리이기 때문에 공동체가 예견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는 위기가 다가왔을 때 그것을 회피할 줄 알아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경우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자유를 내려놓을 용기와 인내심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인간으로 성장한다. 유대감 형성은 피부와 피부의 접촉을 통해 시작된다. 유대감을 통해 아기와 부모 모두 신경 전달 물질인 옥시토신을 방출한다. 옥시토신에는 포옹 호르몬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접촉은 유대감과 신뢰감을 증가시킨다. 접촉의 진정효과는 심혈관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포옹은 심박수와 혈압을 낮추며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C 버클리 대학교 다허 켈트너 교수는 ‘죄수의 딜레마’를 연기하는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피실험자들은 제한된 금액의 돈을 위해 협력하거나 파트너와 경쟁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등을 두드린 피실험자들은 파트너와 돈을 나눌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 다른 실험은 고아원에서 자란 어린아이들이 규칙적인 일정에 따라 먹고 기저귀를 차고 목욕을 했지만 흔들어주거나 껴안아 주거나 하는 사랑의 접촉을 받지 못했다. 14년이 지난 뒤에 이 아이들은 언어, 인지기능, 운동발달, 사회정서기능에서 큰 지체를 보였고 일부는 정신과 진단을 받을 만큼 심각했다. 접촉은 우리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두 실험결과로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접촉을 자제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접촉은 우리 인간이 사회질서를 배우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그로 인해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온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우울증은 타인과의 접촉이 제한되거나 방해를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질병관리청과 지자체, 시민단체 등에서는 나비포옹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나비포옹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두려움이 느껴질 때 스스로를 토닥여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나비포옹의 캠페인 내용은 “코로나19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다. 스스로를 감싸 안은 채 손바닥으로 자신의 어깨를 토닥토닥하는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한다.”는 것이다.
나비포옹법은 두 팔을 벌려 X자로 교차하고 가슴에 얹은 뒤 양 손바닥으로 어깨를 토닥토닥 번갈아 두드리는 것을 말한다. 양쪽 어깨를 번갈아 살짝 잡아주어도 좋다. 심리학자 프랜신 사피로(Francine Shapiro)는 “나비포옹을 하면서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것이 뇌의 양쪽을 활성화해 불안감을 줄이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비포옹은 머릿속으로 안전한 곳을 상상하거나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나 문장을 머릿속에 되풀이하면서 하면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타인과 접촉을 통해 위로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스스로를 격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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