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지난 10년간 내부 공사가 계획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다보니, 새만금호 내에서는 여전히 준설 및 매립을 포함한 여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로 인한 내부 지형과 물 흐름의 변화로 호내 수질개선 대책의 시행이 불가능했지만, 일부에서는 상류의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오염원 저감에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수질 개선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새만금호 수질 상황을 검토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새만금호 내부 구역은 만경강이 유입되어 흐르는 수역과 동진강 유입 수역으로 나눌 수 있고, 각 수역에서 토지 용도에 따라 하천 유입부에 가까운 상류의 농업용지와 방조제에 가까운 하류의 도시용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새만금호의 목표 수질은 농업용지 구간에서 4등급, 도시용지 구간에서 3등급으로 설정되어 있다. 
새만금호의 수질 평가의 주요 지표인 총유기탄소(TOC)와 총인(T-P) 농도로 수질을 평가하면 상시적으로 목표 수질을 만족시키는 수역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반대로 1년 내내 모든 지점에서 목표 수질을 초과하는 수역 또한 거의 없다.
또한, 자주 언급되는 수체의 성층화와 바닥층의 용존산소 고갈 현상도 지속적이지 않고 조사시점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작년 10월과 올해 4월 수행한 조사 결과(새만금호 퇴적물 모니터링 7차/환경부), 10월에 나타났던 용존산소 고갈이 4월 조사 시에는 발생하지 않았고, 총인(T-P)의 농도 또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므로, 일정 수심 이하에서 용존산소가 항상 고갈되어 있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 아니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하면, 새만금호 내부의 수질은 좋은 편이 아니나, 호수 전체에 걸쳐 항상 최악의 수질 상태를 보이지는 않으며, 저층의 용존산소 고갈 또한 시공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새만금호 내에서 지점별로 수질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내부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점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동진 수역의 중하류 지역인데,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여러 척의 준설선이 작업 중이며, 인근에 적치된 준설 토사로부터 유출수가 지속적으로 새만금호에 유입되고 있다. 또한, 새만금호 주변에 방수제 건설로 조성된 정체수역의 수질이 악화상태에 있다.
새만금호 내부의 형태가 내년쯤 자리를 잡게되면 상류, 호내, 호 주변에 대한 수질개선 사업을 조화롭게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용담호와 옥정호의 물을 활용하여 만경강과 동진강 수질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다양한 호내외 대책들을 시행할 수 있는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가 열리는 상황에서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수 유통은 수질 개선을 위한 수단이며,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해수 유통은 다른 모든 수질개선 방안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경우 마지막으로 선택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새만금호 주변을 살펴보면 아직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일들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포기보다는 한걸음 더 나아가는 자세를 보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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