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사랑상품권이 뭡니까? 온누리상품권 같은 것 아닌가요? 더군다나 앱을 통해 신청한다고 하는데 귀찮게 뭐 하러 삽니까?”. 전주한옥마을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50대의 말이다.
그의 말을 보면, 이달 초부터 본격 판매되고 있는 전주사랑상품권이 안착하기에는 멀어 보인다.

#2. “‘전주사랑상품권’으로 결재하는 고객은 많아야 하루 3~4건입니다. 단 한 건도 없을 때는 허다하고요”. 전주 완산구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의 얘기다. 4인 기준 50여개의 테이블을 보유하고 있는 이곳에 하루 평균 70건 정도의 카드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감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서 전격 발행한 ‘전주사랑상품권’이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수요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예측과 함께 홍보 및 충전 방법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판매 저조로 인한 내년 국비와 도비 확보에도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25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사랑상품권 판매액은 23일 기준 37억2,953만원, 발급 건수는 1만2,964건으로 집계됐다.
당초 올 연말까지 시민 5만명에게 500억원을 발행한다는 계획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이같은 추세라면 상품권 사용액의 10%를 돌려주기 위해 마련한 캐시백 자금 50억원(국비 40억원, 도비 5억원, 시비 5억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처지에 놓였다.
앞서 시는 전주사랑상품권을 내놓으면서 코로나19 지역경제 위기에 어느 정도 활력을 불어넣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상품권 발행 규모를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목표액 달성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올해 발행하지 못해 남은 예산은 반납하는 구조가 아니라 내년에도 사용할 수 있다지만, 올해 예산마저 활용하지 못한 상태여서 내년 국·도비 확보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앱 가입을 통한 카드 형태의 발급도 문제다. 노인층 상당수는 여전히 2G폰을 사용하는 데다 앱 가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후 지급’ 형태의 캐시백 지원의 개선 목소리도 크다. 상품권을 구입할 때 미리 10%의 캐시백을 주는 ‘선 지급’ 형태로 해야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다는 것이다.
정명례 한국외식업중앙회 전주 완산지부장은 “상당수의 회원 업주들은 현재까지 전주사랑상품권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있어 홍보에 더 신경써야 한다”며 “현재까지 실적이 저조하다면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캐시백의 선 지급 도입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주시는 상품권 판매의 저조한 실적에 내달부터 100만원으로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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