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화 소설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한국문학사)이 출간됐다.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은 모두 8개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하나같이 한국의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서사의 중요한 밑그림으로 깔고 있는 작품들로서, 작가는 깊이 있는 예리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에 깊게 드리워져 있는 ‘어둠과 그늘’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먼저 전쟁, 욕정, 열정, 사랑, 기적을 주제삼아 뜨겁고 신산한 인생의 무늬를 만들어 보여주는 작품 ‘인생의 무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능바우 가는 길’의 세계는 이 작품집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어린 시절 피란지였던 능바우에서의 시간에서 50년 세월이 지나, 이제 소설가로서 명망을 얻은 주인공이 멀고먼 킬리만자로까지 날아갔다가 결국 능바우로 귀환하는 서사 구조가 분단의 현실 속에서 펼쳐진다. ‘세월 속에 갇힌 사람들’과 ‘어머니’, ‘유언’, ‘외숙모’ 모두 분단의 현실과 그 아픔을 소환한 작품들이다.

반면 다른 한 축인 ‘독수리 발톱이 남긴 자국’과 ‘겨울, 봄, 그리고 여름’의 서사는 한국의 특수한 정치경제적 문제들이 화두가 되어 펼쳐진다.

책을 읽는 동안 난폭한 시대를 따스하게 위무하는 저자만의 삶을 긍정하는 철학과 특별한 서정을 함께 느끼며 공감할 수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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