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와 화재 발생이 각각 연간 2~3건도 안 되는 안전한 읍·면 지역이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믿기 어렵겠지만 인구 1천 명을 껴안은 완주군 동북부에 위치한 경천면(庚川面)이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완주 기네스’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2일 완주군에 따르면 1989년에 운주면에서 분리·설치된 경천면은 완주 8경의 하나인 경천 저수지를 껴안은 곳으로, 520가구에 99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자연친화적 생태마을과 녹색 농촌체험마을 등이 활성화돼 있는 이곳은 곶감과 대추 등의 특산물로도 유명하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살인과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건수는 단 28건에 만족, 한해 평균 2.8건에 그치는 등 13개 읍·면 중 월등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완주경찰서가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완주군 전체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총 5,483건이며, 경천면의 비율은 0.5% 수준에 불과했다.

2015년에는 5대 강력범죄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2011년과 2014년, 2019년에는 각각 1건에 그치는 등 ‘강력범죄 안전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경천면의 놀라운 기록은 이뿐이 아니다.

완주소방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천면의 같은 기간 중 화재발생 건수는 총 19건으로, 연평균 1.9건에 불과해 완주군에서 화재발생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 10년 동안 완주군 전체 화재가 1,062건인 점을 감안할 때 경천면의 비중은 1.8%에 불과한 셈이다. 13개 읍면 평균(81건)과 비교해도 4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천동지(驚天動地)할만한 경천면의 진기록은 도로를 끼고 마을이 형성된 입지 외에 “우리 스스로 마을을 지켜야 한다”는 주민들의 협력과 공조가 큰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천면은 완주군 전체에서 차지하는 인구와 면적(38.9㎢) 비율이 각각 1.1%와 4.7%에 만족하고, 지방도 17호선을 끼고 마을이 정렬돼 있어 원천적으로 강력범죄와 산불이 발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20여 명의 자율방범대원이 눈을 크게 뜨고 수시로 마을을 도는 활발한 방범활동을 하고 있고, 6명의 산불감시원도 사명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경천면은 수년 전에 ‘산불이 안 나는 읍면’으로 선정돼 포상을 받을 정도로 이들 감시원의 활약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천면의 한 관계자는 “지방도를 중심으로 마을이 조성돼 있어 주민 누구나 감시원 역할을 하고, 또 조기 대응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며 “이번 기네스 등재를 계기로 더욱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완주기네스 재발견 선정위원회는 최근 군민 대상 공모와 자체 발굴, 기존 선정 사례 등 169건 중에서 최종 150건을 ‘2020 완주기네스’로 선정했으며, 완주군 경천면은 ‘강력범죄 발생 최소 지역’과 ‘화재발생 최소 지역’ 등 2개 부문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완주=임연선기자ly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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