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성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산지생태축산을 처음 들으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뜻을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산지생태축산은 산지를 초지로 가꾸고 가축들을 풀어놓고 키움으로써, 자연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축산으로 관광, 체험 등을 결합한 6차 산업형 축산이다.
  산지생태축산은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공익적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 우선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면,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지에 초지를 확대해 축산물 생산비를 낮추고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해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가축 분뇨가 초지로 다시 돌아가 목초에 양분을 제공하고 그 목초를 다시 가축이 뜯어먹는 자원 순환 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 사회적 측면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친환경 축산물을 제공할 수 있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경관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산지생태축산은 초지의 생물 다양성 보전 기능, 산불 방지(방화대) 기능, 토양 침식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이 되는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산지초지의 경관보전 기능과 보건휴양기능을 활용한 농촌관광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 초지 면적은 1990년대 9만 헥타르에서 현재 3만 3천 헥타르로 크게 줄었다. 미흡한 관리로 초지가 부실해지는 등 현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산지생태축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경제적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 국내에 적합한 산지초지 운영.이용 기술개발과 보급을 통해 농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산지초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함과 동시에 산지생태축산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증제도와 유통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국내 기후에 잘 적응하는 목초 신품종을 개발해 초지의 생산성과 이용 연한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이 낮아진 초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식생개선기술과 축종별 방목이용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산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목 기술을 개발하고 규제개선과 밀착형 기술지원으로 농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산지생태축산 활성화를 위해 2017년 산지생태축산농장 조성 사업을 시행했고, 현재 전국 40개 농가를 선정했으며 농가별 맞춤형 컨설팅을 통한 기술지원과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모델 발굴 등에 힘쓰고 있다.
  산지생태축산은 21세기 환경친화형, 자원순환형 축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산지생태축산이 현재 우리나라 농업정책의 기본 방향인 풀사료 국내 생산 기반을 확대할 수 있으며 수입사료 의존과 환경문제에 직면한 우리나라 축산이 가야 할 방향이라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