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나 육아로 다니던 직장을 퇴사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경단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위한 노력들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전북의 고용시장 현실은 더욱 암울해 지자체가 주도하는 직업훈련까지 수료하고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이들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북도가 지난 10월 까지 경단녀 직업훈련을 위해 모두 10억3천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841명을 대상으로 도내 9개 지자체의 운영하는 센터에서 취업교육을 했고 전체의 95%가 넘는 693명이 모든 교육을 이수할 만큼 경단녀들의 재취업에 대한 의지와 욕구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 취업에 성공했거나 창업한 비율은 53%에 불과했다. 그나마 일자리 역시 양질의 정규직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맞춤형 직업훈련과정을 마친 경단녀 등을 고용한 기업들에게 1인단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고용시장은 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경단녀에게 혹독한 고용시장은 분위기가 물론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 상반기 경단녀 현황에 따르면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구직 자체를 포기한 경단녀가 1만2000명에 달했다. 1년 사이 16.3%가 증가한 수치다.
전체적인 경단녀 수가 150만6000명으로 전년대비 11.4%가 감소했다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혼인자체를 미루고 임신이나 출산이 감소하면서 준 것이지 취업이 늘어난데 기인한 것은 아니다. 실제 경단녀 중 구직단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0.8%로 1년 사이 0.2%포인트가 늘은 것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취업을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악화되는 고용시장의 여건을 감내하지 못해 구직을 단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내해야 하는 경단녀들의 고충은 크다. 충분히 일할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결혼이나 육아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억울한데 재취업의 장벽만을 실감할 수밖에 없는 고용시장 여건은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경단녀를 포함한 여성일자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혼여성 일자리 창출을 국가적 과제로 다루겠다 했지만 효과가 없지 않은가. 대부분 선진국들이 여성들의 재취업을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다루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능력 있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사회활동 재개를 포기토록 해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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