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석 전주시 시민안전담당관

언제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추운 겨울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서 시민들의 삶을 위협해온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잠잠해지나싶던 국내 코로나19가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시 들불처럼 일어나 전주시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달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난 신규 확진자로 인해 전주지역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도 어느덧 100명을 넘어섰다. 하루에도 수차례 울리는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만큼이나 시민들의 걱정도 커져만 간다.

최근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기존 코로나19 확산세가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활동이 왕성하고 비교적 타인과 접촉이 많은 20대~40대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확진자도 많고, 가족·친구 등 지역사회 감염도 늘고 있다. 가족 간 전파로 어린 아이도 확진됐다. 종교시설 내 감염도 다시 확산일로에 있어 결코 100% 안전한 곳이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가 됐다. 확진자가 늘고 접촉자가 늘면서, 병상과 자가격리자 관리 등과 같은 보건의료시스템이 포화상태에 다다를 지경이다.

추운 날씨와 함께 연말연시와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올 겨울의 풍경은 예년처럼 사람들로 북적이고, 사람과 만나 한해를 함께 마무리하며 정을 나누던 모습은 아닐 듯하다.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는 순간 코로나19의 위협이 닥쳐올 수 있다. 치열하게 지내온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모처럼 만난 친구,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낙이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오늘날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코로나19로부터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잠시나마 참아야 하는 순간이다.

우리가 행복했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두의 인내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위협은 개개인의 방심이 모이고 모여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위협은 우리 모두의 힘겨운 하루하루를 있게 했다. 그동안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와 학생들은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했다. 동네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소상공인들의 이마엔 생계를 걱정하며 울상을 짓던 고민과 주름이 펴질 겨를조차 없었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던 평범했던 일상, 마스크를 쓰지 않던 나날들이 이제는 점차 추억이 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매일같이 보내는 재난문자를 읽지 않거나 가벼이 넘긴다. 거리를 지나가던 한 시민은 친구에게 “재난문자 맨날 똑같은 얘기에 스팸문자처럼 공해에 불과해서 수신을 차단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자유라고 치부해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이야기는 아니다. 모처럼 그동안 수신했던 재난문자들을 곱씹어본다. 환자발생 사실과 주요 동선을 알리는 내용, 동선 내 접촉자의 검사를 요청하는 내용도 중요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은 같지만 주기적으로 보내오는 내용들이다. 마스크 상시 착용, 외출 자제, 가정 내 거리두기, 소모임·주말 종교활동·연말모임 최대한 자제, 손 씻기, 음식 개인별 덜어먹기, 주기적인 환기·소독, 의심증상 시 신속한 검사와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할 사회적 약속이다.

모두가 실천할 수 있지만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무심코 어기는 행동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더디게 만든다. 당장의 불편을 감내하고, 방역에 적극 협조하며 누구보다 슬기롭게 대처해온 전주시민들의 저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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